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메모리와 저장장치(낸드) 반도체 가격 급등에 따라 애플이 생산하는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인공지능 빅테크 기업들의 반도체 수요급증이 애플의 소비자용 전자기기 공급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 AFP통신=연합뉴스
팀 쿡 최고경영자는 17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나눈 단독 인터뷰에서 "애플 제품의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며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 제품 가격 인상을 자제해왔지만 이런 흐름을 지속하기에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애플이 언제 제품가격을 인상할 것인지, 규모는 얼마나 되며, 대상제품은 무엇인지를 두고는 말을 아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의 제품 인상 시기가 새로운 폴더블 아이폰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9월보다 빠를 수 있다고 바라봤다. 맥과 아이패드 가격 인상이 먼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애플이 가격인상을 고려하는 배경에는 인공지능 기업들의 메모리 및 저장장치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개인용 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 가격이 높아진 상황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는 애플이 기존 이익률을 유지하면서 반도체에 쓰이는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경우, 차기 아이폰 프로 모델의 가격은 약 270달러(한화 약 41만 원) 더 비싸질 것으로 추정했다.
팀 쿡 최고경영자는 "소비자들이 애플의 새 기기를 원하는 시점에 반도체 공급은 줄었는데, 메모리 업체들이 엄청나게 가격인상을 전가하고 있다"며 "이처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높아진 것은 '100년 만의 홍수'를 생각하게 할 정도다"고 말했다.
반도체 공급의 해법으로 애플의 현금 여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내비쳤다.
팀 쿡 최고경영자는 "애플의 대차대조표를 활용해 이번 반도체 가격 상승의 일부 해결책을 모색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애플이 메모리 공장을 직접 짓는 방안에는 선을 그었다.
팀 쿡 최고경영자는 "우리가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다"며 "애플이 자체 메모리 및 저장장치 공장을 짓기 위해 현금과 실리콘 기술력을 활용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