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과 종전 양해각서(MOU)에 전자서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쟁의 또 다른 핵심 당사국인 이스라엘은 해당 합의문을 열람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합의 내용을 둘러싸고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문제를 비롯한 주요 논점에서 미국과 이란이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어, 어느 한쪽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 AFP통신=연합뉴스
미국 CNN은 16일(현지시각) 이스라엘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미국 정부에 미국-이란과 종전 합의문의 공유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열람요청을 거부한 주된 이유 가운데 하나로 "공식 발표 전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정부가 합의내용을 유출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양해각서 속 '호르무즈 통행료' : 미국과 이란의 진실게임
종전 양해각서 내용과 관련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문제를 두고 양국의 발표가 엇갈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 프랑스 휴양지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개방될 것이며 거기에는 통행료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란 매체 파르스 통신은 같은 날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이란의 양해각서 최종안에는 '호르무즈 해협의 향후 해상항행 서비스관리는 이란과 오만이 결정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며 "이는 이란의 수수료 징수권을 미국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통행료 논란은 이란전쟁 초기부터 예고된 갈등이었다.
이란 의회는 올해 3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1척당 최대 200만 달러(한화 약 30억 원)의 '통행료'를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반면 오만은 '국제법상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는 불가능하다'며 이란의 공동징수 주장을 명확히 거부했고, 트럼프 행정부도 올해 4월 이란에 통행료를 지급하는 행위에 제재가 적용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번 종전 양해각서는 모두 14개 조항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협상팀의 전략고문 메흐디 모하마디가 메흐르통신과 나눈 인터뷰에 따르면 군사·안보 5개 조항, 경제·금융 3개 조항, 핵 문제 및 향후 협정 가이드라인 3개 조항, 이행 절차 3개 조항으로 양해각서가 이루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동결 자금 240억 달러(약 36조 원)의 단계적 해제, MOU 이후 60일 내 핵 협상 개시, 그리고 최소 3천억 달러(약 454조 원) 규모의 이란 경제재건 지원계획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미국은 구체적 합의문 공개를 아직 미루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일 내에 합의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실제 합의 내용이 공개된다면 미국 이스라엘 이란 3개국의 정치권과 여론이 들끓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