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역대 최고 수준’의 개인정보보호 과징금이 부과됐지만 쿠팡의 재무체력을 고려하면 실질적 부담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쿠팡은 이번 사고로 6천억 원대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쿠팡Inc.의 지난해 매출 49조 원 기준으로 산정 가능한 법정 상한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여전히 규제 사상 최대 수준의 제재로 기록된다.
다만 쿠팡이 올해 3월 말 기준 약 9조 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과징금은 기초 체력에 비해 감내 가능한 수준으로 해석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지난 10일 쿠팡의 과징금 규모와 제재 수준을 결정했다. 과징금과 과태료를 모두 합쳐 6천억 원대 수준이다.ⓒ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10일 전체회의를 열고 쿠팡에 과징금 6246억8100만 원과 과태료 1680만 원을 부과했으며, 시정명령과 공표명령도 함께 의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에도 별도로 과징금 2억4800만 원이 부과되면서, 총 제재 규모는 6249억4580만 원에 달한다.
다만 이 금액은 쿠팡Inc의 지난해 매출 49조 원을 기준으로 산정 가능한 법정 상한선에는 못 미치는 규모다. 상한 기준인 매출의 3%를 적용하면 1조4700억 원 수준의 과징금을 최대 부과할 수 있다. 이와 비교하면 이번 과징금은 절반 이하 수준에 해당한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개인정보보호 과징금 규모가 단일 기업 기준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점에서는 의미가 적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통·플랫폼 기업들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번 조치가 국내 대형 플랫폼 기업의 개인정보 보호 제재 수준을 가늠하는 기준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재무 체력을 고려하면 이번 과징금이 미치는 실질적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쿠팡Inc는 올해 3월 말 연결 기준 9조 원 수준(약 63억 달러)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과징금 규모는 이와 비교하면 7% 수준이다.
개보위는 이번 조치를 두고 쿠팡이 국민 다수가 이용하는 생활 플랫폼으로서 개인정보 유출 시 사회적 파급력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의 집중조사 태스크포스(TF)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송경희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이번 처분이 국민 생활과 밀접한 온라인 플랫폼 전반의 보안 투자 확대와 내부 통제 강화를 유도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개인정보위원회도 플랫폼 내에서 국민의 개인정보가 안전하게 이용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