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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돈 몇 푼 더 받으려고 모였습니까? 경영진 실패의 책임이 왜 직원들에게 전가되는 겁니까? 왜 경영진과 직원의 임금 인상률이 10배나 벌어져야 합니까?"

지난 10일 판교역 광장. 카카오 창사 이래 첫 파업 현장에서 터져 나온 외침이다. 카카오 노조(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산하 5개 법인이 모인 이날 집회에는 사상 최대 인원인 800여 명이 모였다. 카카오 본사를 비롯해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카카오그룹 계열사들이 한목소리를 냈다. 

카카오 노조 파업이 드러낸 '수평 문화'의 허구성 : 정신아 포함 임원진 보수 급증했고, 경영 실패는 계열사에 전가됐다
카카오 노조가 10일 판교 유스페이스 광장에서 '카카오 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허프포스트코리아

11일 정보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번 카카오 파업이 기존 대기업의 노사 갈등과는 다른 성격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히 성과급 규모를 늘려달라는 요구를 넘어, 수평적 조직문화 이면에 자리한 '임원과 직원 간 보수 격차' 같은 구조적 문제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러한 모순은 파업 집회 현장에서도 상징적으로 드러났다. 서승욱 노조 지회장은 단상에 올라 자신을 영어 이름인 '웨이츠'로 소개했다. 카카오 창업 초기부터 정착된 '영어 이름 부르기'와 '직급 파괴' 등 수평적 문화가 파업 현장에서도 유지된 것이다. 

하지만 구성원들은 호칭의 수평성이 실질적 부의 분배나 의사결정의 투명성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겉으로는 평등을 지향하지만, 실제 수익 배분은 소수 경영진에 집중되는 수직적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비판이다.

실제 공시된 수치를 들여다보면 경영진과 직원 간의 보상 불균형은 더욱 뚜렷해진다. 카카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1억900만 원으로 2024년(1억200만 원)에서 6.9% 상승했다. 일부 직원의 성과급과 스톡옵션 행사 차익 등이 포함된 수치로, 실질적 기본 급여 인상률은 이보다 낮다는 게 노조의 시각이다.

반면 단적인 예로 정신아 대표이사의 보수는 급격히 상승했다. 정 대표는 2025년 급여 8억5천만 원과 성과급 5억400만 원 등을 합쳐 총 13억6100만 원을 받았다. 성과급 없이 6억1300만 원(급여 6억900만 원)을 받았던 2024년과 비교하면 기본 급여만 39.6% 상승했다. 성과급 규모는 급여의 59.3%에 달했다. 

보상 규모의 차이만큼 산정 과정의 투명성 격차도 문제로 지목된다. 정 대표의 상여금은 계량 및 비계량적 판단 요소 등 구체적 산정 기준이 사업보고서에 공개되어 있다. 반면, 일반 직원의 성과급은 구체적 산정 방식을 확인할 수 없는 '깜깜이' 구조로 운영되고 있어 내부 불만을 가중시키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계열사 전반으로 번진 고용 불안은 파업을 촉발하는 도화선으로 작용했다. 수조 원대 투자 실패 등 계열사 경영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 여파가 엑스엘게임즈, 디케이테크인 등 계열사 직원들에게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집회 현장에서 "경영 실패의 책임은 직원이 고용불안으로 지고, 성과급 잔치는 임원이 누린다"는 비판도 이러한 맥락에서 제기됐다.

결국 이번 파업은 외형적 수평 문화 이면에 고착화된 보상 및 책임의 수직적 불균형에 대한 내부 불만이 임계점을 넘어 표출된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카카오 파업이 단순한 임금 협상을 넘어 한국 IT 기업 전반의 보상 체계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묻는 계기로 작용할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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