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 국장에 정보업무 경험이 전혀 없는 윌리엄 펄티를 전격 지명했다. 국가정보국은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등을 총괄하는데, 전문성이 '한톨'도 없는 주택금융 전문가를 발탁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DNI 국장으로 임명된 윌리엄 펄티 연방부택금융청장. ⓒ연합뉴스
특히 윌리엄 펄티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예수 이미지를 덧붙인 밈을 보여준 충성파이자 트럼프 정부의 '정적 수사'를 촉발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공화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각)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DNI 국장 대행에 윌리엄 펄티 연방주택금융청(FHFA) 청장을 임명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윌리엄은 미국의 가장 민감한 사안인 시장의 안전성과 건전성을 관리하는 데 깊이 있는 경험을 갖췄다"며 "펄티가 FHFA 청장과 미국의 양대 주택금융공사인 패니메이·프레디맥 의장직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9·11 테러 이후 만들어진 DNI의 국장은 CIA와 FBI를 포함해 미국의 18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장관급 직책이다.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 결정을 돕는 일일 정보 보고서도 DNI가 만든다.
펄티 DNI 국장 대행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FHFA 청장에 기용된 뒤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애덤 시프 연방 상원의원,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 이사 등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사기 혐의 고발을 주도했다. 고발된 인사들이 정치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편'에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미국 내에서는 이들에 대한 수사와 고발, 기소 등을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보복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게다가 그는 올해 4월 ‘예수 밈’ 이미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여주고 논의한 인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SNS에 자신을 예수처럼 병을 치유하는 존재로 묘사한 이미지를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이처럼 정보 업무 경험이 전무하고 오로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인물이 미국 정보기관 수장에 임명되자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존 슌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전문가"라며 펄티가 대행 꼬리표를 떼고 DNI 국장에 지명된다면 험난한 여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내부의 반발 기류까지 감지되면서 향후 상원에서 개최될 청문회 과정에서 윌리엄 펄티 후보자의 자격 요건과 정보기관 운영 방향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소속 마크 워너 민주당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을 따르거나 권력자에게 진실을 말할 정보 수장이 아니라 국민에게 어떤 대가를 치르게 하더라도 대통령의 희망에 맞춰 기꺼이 정보를 조작할 수 있는 인물을 찾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