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이 13조 원이 넘는 순차입금에 올해도 4천억 원이 넘는 금융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전망됐다. 4년 연속 순손실을 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것이다.
내년 3월로 첫 번째 대표 임기가 종료되는 박승덕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이사 사장의 평가는 재무부담을 줄이기 위한 유상증자의 성공적 완수와 미국 태양광 복합생산단지 ‘솔라허브’의 원활한 가동에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승덕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이사 사장. ⓒ한화솔루션
6월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026년 한화솔루션은 그동안의 영업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만 온전한 회복까지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6년 한화솔루션이 연결기준 매출 16조7433억 원, 영업이익 1225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2025년과 비교해 매출은 25.6% 증가하고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하는 것이다.
매출이 증가한다는 점에서 태양광 업황이 전반적으로 바닥을 지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2025년 영업손실 규모가 3648억 원에 이르렀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폭으로 수익성을 개선하는 수치이기도 하다.
다만 5월31일 기준 증권업계 시장기대치(컨센서스)가 연간 영업이익 7979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가장 최신 전망에서 이익창출력이 당초 예측보다 크게 후퇴한 것이다.
유안타증권은 앞선 보고서에서도 한화솔루션의 2026년 영업이익을 2149억 원으로 예상했다. 다른 증권사와 비교해 보수적인 셈이다. 그러나 전망치의 차이가 크다는 점은 태양광 사업 수익성의 불확실성을 보여준다고도 해석된다.
4년 연속으로 순손실이 날 것이라는 예측도 동반됐다. 주요 원인은 수천억 원에 이르는 금융비용으로 한화솔루션은 2026년 3월 말 기준 13조5692억 원 규모의 순차입금 탓에 연간 금융비용이 4700억 원가량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안타증권이 제시한 금융비용 등을 포함한 2026년 한화솔루션 연결기준 순손실 전망치는 3487억 원이다.
황 연구원은 “한화솔루션은 2026년 영업실적은 바닥을 벗어나지만 금융비용 부담 때문에 불완전한 회복이 예상된다”며 “2026년 가장 중요한 이슈는 재무부담 축소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시장의 분석과 같이 박승덕 사장에게 2026년 가장 큰 과제는 차입금 감소 등 재무부담을 완화하는 것이 꼽힌다.
2025년 7월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이사에 선임된 박 사장의 이번 사내이사 임기는 2027년 3월까지다. 한화솔루션 태양광 부문의 성장을 위해 진행되고 있는 재무부담 축소 작업의 기반을 다지는 것이 박 사장 임기의 성공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특히 한화솔루션이 당면한 최대 현안인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1조7천억 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박 사장의 경영능력을 입증할 핵심 척도로 평가된다.
한화솔루션은 5월26일 자진정정 신고서까지 제출하며 유상증자 성공에 사활을 걸고 있다.
2차 정정신고서를 제출한 뒤 금융감독원의 판단이 나오기 이전에 주주와 시장의 요구를 더 수용하기 위해 자진해서 유상증자를 수정한 것이다. 큰 틀은 채무상환 예정 금액을 1천억 원 더 줄여 8천억 원으로 설정했고 이 감소분을 메우기 위해 미국 벤처투자펀드 매각을 추진하는 것이다.
한화솔루션이 자진정정 신고서에서 수정하거나 추가한 부분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채무상환 예정 금액을 줄이면서 그동안 주주들에게 소통이 부족했다는 비판을 극복해 금융당국의 깐깐한 심사 문턱을 넘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솔루션은 신고서에서 “주주와 시장에서 추가 자구안 마련에 관한 요구가 있었고 다시 한번 엄중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기존 매각 검토 대상이 아니었던 투자유가증권(벤처투자펀드) 매각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유상증자 금액을 추가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한화임팩트 지분매각과 관련해 자문사를 통해 진행할 잠재매수자 매각의향서 배포를 6월 안에 진행하겠다는 점을 새로 알렸다. 한화솔루션에 따르면 유상증자와 자산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2026년 차입금은 2조1천억 원 감소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공동대표주관사인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의 분석기관 평가의견을 상세히 담았고 자진정정 신고서를 결의한 5월26일 나흘 전인 22일 유상증자 발행조건 변경을 놓고 사외이사 전원과 설명 및 의견청취, 질의응답을 진행했다는 점을 추가했다. 사외이사와 구체적으로 소통했는지를 놓고 당초 3월26일 최초 유상증자 발행조건 공시 때 불거졌던 비판을 사전에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박 사장에게는 이번 자진정정 신고서가 사실상 한화솔루션 유상증자를 추진할 마지막 기회라는 시선도 나온다. 한화솔루션이 공식적으로 지적받았던 ‘추가 자금조달 방법의 설명’, ‘실적개선 전망의 구체적 근거’ 등을 그동안의 정정을 통해 이미 상세히 소명한 만큼 금감원이 이번 발행조건까지 세 번째 반려한다면 더 이상 유상증자를 밀어붙일 명분이 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이 3월 최초로 유상증자를 추진했을 때부터 성공의 기본조건으로 거론되던 것이 ‘실적개선’이라는 측면을 고려할 때 박 사장은 미국에 구축하고 있는 ‘솔라허브’ 프로젝트 성공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조지아주 달튼과 카터스빌에 3조 원 이상을 투자해 태양광 복합생산단지 솔라허브를 구축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올해 하반기 가동을 준비하고 있는 카터스빌 공장의 셀과 웨이퍼(연산 3.3GW) 생산 역량을 차질없이 완공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한화솔루션은 솔라허브가 완공되면 기존 태양광 모듈뿐 아니라 셀 및 웨이퍼까지 생산해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금액이 크게 늘어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화솔루션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동안 모두 1조3천억 원 규모의 AMPC를 수령했는데 솔라허브가 완공되면 매년 1조 원 이상의 AMPC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5월26일 에너지·화학 주간보고서에서 “저렴한 발전 단가를 고려하면 태양광 수요가 중장기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 모듈 재고도 대폭 소진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한화큐셀(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의 실적은 최악을 통과했지만 카터스빌의 정상 가동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박 사장은 자진정정 신고서 제출 때 남정운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 대표와 공동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하고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재무구조 개선과 성장 투자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반드시 시장 저평가를 해소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