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박 스틸(한국명 박은주) 주한 미국대사 후보자가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청문회 절차를 마치고 상원 전체회의 인준 표결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복심’으로 분류되는 스틸 후보자는 12·3 내란 혐의로 수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각별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이재명 정부의 한미관계에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셸 박 스틸 미국 캘리포니아 주(州) 오렌지 카운티의 첫 한인 수퍼바이저위원회 부위원장이 2016년 5월 20일(현지시각) 워싱턴DC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본부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 한국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 연합뉴스
22일 미국 연방 상원 외교위원회 홈페이지와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스틸 후보자의 인준안이 미국 상원 전체회의에서 가결 절차를 무리 없이 넘길 경우 그는 올해 6월 중으로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한 미국대사는 전임 바이든 행정부에서 임명한 필립 골드버그 전 대사가 2025년 1월 이임한 뒤 1년 넘게 공석으로 남아 있다.
스틸 주한 미국대사 후보자는 1955년 서울에서 북한 실향민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일본에서 거주했으나 1975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평범한 주부이자 사업가로 살던 스틸 후보자는 1992년 LA 폭동 당시 정치적 보호막 없이 무너지는 한인사회를 보고 '누군가는 한인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정계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스틸 후보자는 공화당 내에서 강경보수 인사로서 트럼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친트럼프' 핵심인사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틸 후보자를 두고 "공산주의를 겪어본, 미국 우선주의를 가장 잘 이해하는 애국자다"고 말하며 공개적으로 신뢰를 표시해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인연, '친윤 인맥' 논란
스틸 후보자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3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당시, 스틸 후보자는 윤 전 대통령의 미국 의회 합동연설을 직접 주선하고 연단까지 안내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 전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앞서서는 공개 환영서한을 발송하는 등 사전부터 긴밀한 공조를 과시하기도 했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의 백악관 국빈만찬 당시에는 한복차림으로 딸과 함께 초대되기도 했다. 스틸 후보자는 이 자리에서 스스로 '윤석열 정부와 친하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이 12·3 내란으로 수감 중인 상황에서 각별한 인연을 가진 스틸 후보자가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하게 된다면, 이재명 정부의 한미관계 관리에 악영향을 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통상 압박자' 면모
스틸 후보자는 5월20일 미국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한미동맹의 강화의지를 밝히면서도 경제와 통상현안에서는 강경한 태도를 숨기지 않았다.
쿠팡과 구글 등 미국 기업에 대한 한국의 차별문제를 주장하면서 '점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재협상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와 합의한 대미투자 패키지의 이행 여부를 직접 점검하겠다고 발언해 주목을 받았다.
스틸 후보자는 한국과 미국 및 일본의 3각 공조와 관련해 "한미일 상호간에는 매우 강력한 동맹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일본에 거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미일 공조를 중시하는 스틸 후보자의 성향은, 남북관계 개선을 추구하는 이재명 정부와 정치적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틸 후보자가 정식으로 주한 미국대사로 임명되면 성 김 전 대사(2011~2014년 재임) 이후 두 번째 한국계 주한 미국대사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