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을 놓고 벌였던 갈등 과정에서 불거진 법적 다툼을 끝내기로 합의했다.
전날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도 임직원들에게 상호 존중과 신뢰를 강조하며 미래를 위해 힘을 모아 나아갈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다만 아직 쟁의권이 완전히 소멸한 것은 아닌 만큼 삼성전자를 둘러싼 '총파업 리스크'를 두고 27일까지 진행되는 조합원의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결과에 시선이 몰린다.
여명구 삼성전자 DS부문 피플팀장(왼쪽)과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20일 경기 수원시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뒤 손을 맞잡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면서 임금협상 기간 발생했던 여러 민·형사 사건을 취하하기로 합의했다.
노사는 잠정합의안을 확인하기 위한 '노사 성과급 조정회의록'에서 노사관계를 건강하게 발전시키기 위해 법적 다툼을 멈추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노사가 법적 다툼을 앞두고 있던 대표적 사건으로는 '노조 블랙리스트' 의혹이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9일 노조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일부 직원이 다른 임직원 개인정보를 이용해 노조 가입여부 등이 담긴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경기 화성동탄경찰서는 최근까지 삼성전자에 두 번째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면서 수사를 이어가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고소를 취하하더라도 개인정보보호법 등은 친고죄 또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기 때문에 수사가 멈추지는 않는다. 그러나 노사가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했고 사측이 처벌 의사가 없음을 확인한 만큼 향후 수사 및 기소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데 이어 분쟁을 종결하기로 마음을 모은 만큼 전영현 부회장이 강조한 '상호 신뢰 형성'이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전 부회장은 전날 DS부문 임직원에게 보낸 담화문에서 "다시 한마음으로 함께 갑시다"며 "비록 협상 과정에서 이견도 있었지만 회사를 위하는 마음은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짚었다.
전 부회장은 "이제 중요한 것은 갈등의 시간을 뒤로하고 모두가 하나로 힘을 모아 나가는 일"이라며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한다면 우리는 다시 한번 더 큰 도약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올해 임금협상을 두고 벌어진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당장의 큰 산을 넘기 위해서는 우선 잠정합의안 찬반투표가 가결되는 것이 선제 조건이다.
이날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 등 노조는 이날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조합원 과반이 참여해 과반이 찬성에 표를 던지면 가결로 올해 임금협상은 종지부를 찍는다. 부결된다는 쟁의권이 살아있는 만큼 다시 삼성전자를 둘러싼 '총파업 리스크'가 안갯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전 부회장은 담화문에서 "회사는 이번 합의를 계기로 더욱 책임감을 지니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및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번 잠정합의안은 앞으로 조합원 여러분의 의사를 모아가는 절차를 남겨두고 있는데 미래를 위해 다함께 뜻을 모아주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