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대규모 사모펀드 사태라 할지라도, 판매사가 상품의 진위 여부까지 완벽하게 검증해 내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대법원의 결론이 나왔다. ‘부당한 권유’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옵티머스 펀드 사태와 관련해 판매자 NH투자증권에게 영업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린 사건을 두고, 사법부가 1심부터 3심까지 일관되게 처분이 위법하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은 NH투자증권이 금융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본 원심을 확정했다. ⓒNH투자증권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NH투자증권이 금융당국(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판결을 최종 확정지었다.
NH투자증권은 2019년 6월부터 약 1년 동안 1300여 명의 고객에게 6700억 원대 규모의 옵티머스 펀드를 판매했다. 당시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안전한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고 홍보했지만, 실제 투자금은 비상장사의 사모사채나 부동산 개발 사업, 개인 주식 등 고위험 자산으로 흘러 들어갔다.
결국 2020년 6월 금융감독원의 조사가 임박하자 옵티머스 측이 돌연 펀드 환매 중단을 통보하면서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사태를 조사한 금융당국은 2022년 3월, 펀드 판매사인 NH투자증권에 책임을 물어 징계를 내렸다. 펀드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불확실한 내용을 마치 확실한 것처럼 단정 지어 고객이 오해하도록 안내하는 행위, 즉 자본시장법에서 금지하는 ‘부당권유 금지 의무’를 어겼다고 판단한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NH투자증권에 3개월간의 업무 일부 정지를 처분했고, 금융감독원장은 관련 직원들에 대한 문책을 요구했다. 자본시장법상 명시된 "불확실한 사항에 대해 단정적 판단을 제공하거나, 확실하다고 오인하게 할 소지가 있는 내용을 알리는 행위"를 위반했다는 것이 제재의 핵심 근거였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은 이러한 당국의 제재 조치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2심은 NH투자증권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NH투자증권은 투자설명서 등을 명확히 이해한 후 투자자가 정확하고 균형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면 되고 그 내용이 진실한지 독립적으로 확인해 투자자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고 짚었다.
또한 "원고가 투자자가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보호해야 할 주의의무를 충실히 다하지 못한 것이라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원고의 행위가 ‘불확실한 사항에 대해 단정적 판단을 제공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의 시각 역시 1심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2심은 "영업 일부정지 3개월과 직원들에 대한 문책 요구 처분을 모두 취소해야 한다“며 "펀드 투자 대상 자산·투자구조는 규정상 ‘불확실한 사항’ 범주에 포섭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NH투자증권이 펀드 투자 대상 자산에 사모사채 등이 포함될 수 있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단정적 판단을 제공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사실상 1심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 또한 하급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부당권유행위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 오해, 채증법칙 위반, 이유모순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금융당국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