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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천 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 사장이 미래 배터리 시장 공략을 위한 차세대 실리콘 음극재 기술개발을 완료하고 기존 흑연계 제품에서도 첫 해외 생산거점을 마련하는 등 음극재 사업 영토를 본격적으로 넓히고 있다.

엄 사장이 단기 실적개선을 넘어 비우호적 시장을 돌파할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져야 하는 상황에서 최근 잇따른 대규모 수주와 선제적 투자를 동반한 음극재 사업은 엄 사장의 성과를 가늠할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퓨처엠 사장 엄기천의 '음극재 승부수' : 실리콘 기술과 흑연계 설비로 미래 성장판 구축한다
엄기천 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 사장. ⓒ포스코퓨처엠

20일 포스코퓨처엠에 따르면 이날 성능을 개선한 실리콘 음극재의 양산기술을 확보했다고 발표하며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2028년 양산 및 공급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음극재는 핵심 물질, 즉 소재에 따라 흑연계 음극재와 실리콘 음극재로 나뉜다.

현재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대부분 사용되는 흑연계 제품은 원재료 유래에 따라 다시 천연흑연 및 인공흑연 음극재로 나뉜다. 차세대 제품으로 꼽히는 실리콘 음극재는 기술적 한계에 따라 일반적으로 실리콘과 흑연을 혼합해 소재로 적용한다.

실리콘 음극재는 흑연계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충전속도가 빨라 고성능·고출력 배터리에 탑재된다. 배터리업계 '게임체인저'로 꼽히는 전고체배터리에도 활용된다.

포스코퓨처엠은 흑연계보다 4배 이상의 에너지를 저장하고 충·방전 때 부피가 팽창하던 문제도 해결한 실리콘 음극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에 한 자릿수였던 실리콘의 혼합비중을 20% 이상으로 높이면서도 상용화의 최대 걸림돌을 해소한 것이다.

엄 사장은 주행거리 확대와 충전시간 단축을 동시에 요구하는 고성능 전기차 시장에서 수요가 본격화하는 데다 휴머노이드 로봇,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새로운 시장으로 확장성도 큰 실리콘 음극재 시장을 포스코퓨처엠이 선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홍영준 기술연구소장은 "실리콘 음극재는 배터리 성능을 좌우할 차세대 핵심 소재"라며 "축적한 소재 기술과 양산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사에게 최고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한편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엄 사장은 기존 흑연계 음극재 분야에서도 고객사 확보에 맞춘 설비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포스코퓨처엠의 해외 첫 음극재 생산거점이 될 베트남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이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베트남 현지에서 공장설립 승인절차를 마친 뒤 2028년 양산을 목표로 하반기 착공 준비에 나섰다.

최대 확장 가능한 공장 규모를 보면 엄 사장의 음극재 사업확장 의지가 읽힌다. 포스코퓨처엠의 베트남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은 연간 생산능력을 최대 5만5천 톤까지 키울 수 있는 부지에 들어선다. 포항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 생산능력이 연간 8천 톤이고 천연흑연 제품까지 포함한 국내 전체 생산능력이 8만2천 톤인 점을 고려하면 첫 해외 생산거점으로서 상당한 규모로 평가된다.

포스코퓨처엠은 하반기 착공하는 1단계, 3570억 원 투자 이외에도 추가 수주 물량을 확보해 2단계 투자도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엄 사장이 대표이사에 취임한 지난해 3월 이후 포스코퓨처엠은 대형 음극재 수주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7월과 10월 각각 일본 메이저 배터리기업(규모 비공개) 및 글로벌 완성차기업(6700억 원)과 음극재 공급계약을 맺었고 올해 3월에는 글로벌 완성차기업과 음극재 사업 진출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인 1조419억 원의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엄 사장도 최근 음극재 사업을 꼭 집어 강조하기도 했다. 엄 사장은 3월 정기 주주총회 인사말에서 "지난해 천연흑연 음극재에 이어 올해 인조흑연 음극재 공급계약을 맺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올해도 베트남 음극재 공장 신설 등 선제적 투자와 고객 및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실적개선과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엄 사장의 기대만큼 올해 음극재 사업의 중요성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엄 사장은 단기 실적개선을 넘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돌파할 포스코퓨처엠의 중장기 성장판을 구축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았는데 음극재 경쟁력 확보가 해법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엄 사장의 올해 사내이사 재선임 과정에서 이사회가 밝힌 추천 사유를 보면 향후 기대요인으로 작년과 다르게 '사업·고객 기반 확대'가 새롭게 추가됐다. 당장 눈앞의 수익성 확보를 넘어 회사의 중장기 체급을 키워야 한다는 이사회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포스코그룹이 계열사의 사내이사 임기를 1년 단위로 쪼개 매년 대표이사의 연임 여부를 평가하는 만큼 사업 확장 기반을 쌓는 엄 사장의 성과는 올해 말 연임 여부까지도 결정지을 핵심 시험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상황에서 음극재 사업은 엄 사장의 중장기 청사진을 완성할 주요 무기로 꼽힌다. 최근 포스코퓨처엠이 따낸 1조 원 규모의 대규모 수주는 2027년부터 2032년까지 진행된다는 점, 베트남 추가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는 점, 실리콘 음극재 개발 역시 미래 투자의 성격이 짙다는 점 등이 모두 향후 경영의 안정성을 높인다는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비중국산 프리미엄'까지 안고 있는 포스코퓨처엠의 음극재 사업의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글로벌 음극재 생산의 90% 이상을 중국 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포스코퓨처엠의 음극재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달 초 포스코퓨처엠 목표주가를 기존 19만8천 원에서 29만4천 원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기업 가운데 가장 공격적 음극재 생산능력 증설 계획을 보유하고 있다"며 "미국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취 조건이 점진적으로 강화하는 과정에서 (비중국산 제품이기 때문에) 가파른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고 핵심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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