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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분기는 그야말로 ‘증권사의 분기’였다. 코스피 급등이라는 대형 호재를 맞아 증시로 자금이 쏠리면서 시장에서는 ‘이제 금융의 중심은 은행이 아니라 증권’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을 정도다.

삼성증권 역시 이런 상황 속에서 1분기에 ‘역대급’ 실적을 냈다. 삼성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81.5% 상승했다.

이런 증권업의 호황과 함께 상장 증권사들의 주가 역시 급등했고, 자연스럽게 최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주요 이슈 가운데 하나인 지배구조 선진화 측면에서도 증권사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다만 삼성증권의 이사회 구조를 자세히 살펴보면 독립성 측면에서 구조적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사회 내에서 경영진, 즉 사내이사들의 존재감이 크다는 것이다.

[K-증권사 이사회 점검] 삼성증권 이사회 스민 경영진 입김 : 박종문 대표는 사외이사 선임, 고영동 경영지원실장은 보수 결정 참여
삼성증권의 이사회 내 위원회에는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가 다수 포진돼있다. 사진은 박종문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 ⓒ 허프포스트코리아

◆ 법정 요건 상회하는 사외이사 비율, 핵심 소위원회엔 사내이사 포함돼

20일 삼성증권이 금융투자협회에 제출한 1분기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증권 이사회는 3명의 사내이사와 4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율은 57.1%로, 법정 요건인 50%를 간신히 상회하는 수준이다.

법정 요건을 간신히 충족하는 사외이사 비율 자체는 삼성증권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도 사외이사 비율이 57.1%로 삼성증권과 동일하다. 

반면 비상장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이사 9명 중 6명이 사외이사로 66.7%, NH투자증권은 83.3%로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증권 이사회에서 주목받는 대목은 이사회 내 핵심 소위원회인 보수위원회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 사내이사가 속해있다는 점이다. 현재 보수위원회에는 황이석, 김화진 사외이사와 함께 고영동 삼성증권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이, 임추위에는 최혜리, 박원주 사외이사와 함께 박종문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각각 포함돼 있다.

한국ESG기준원은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통해 보상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사추위를 따로 두지 않고 임추위에서 사외이사 후보군 관리와 추천까지 관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수위와 임추위 모두 한국ESG기준원의 권고사항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글로벌 스탠다드와도 어느 정도 거리가 있다. 나스닥 상장 규정이나 뉴욕증권거래소 규정 등 글로벌 기준을 살펴보면 해당 위원회들을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도록 ‘권고’ 수준을 넘어 ‘강제’하고 있기도 하다.

글로벌 기준이나 우리나라의 지배구조 모범규준에서 이들 위원회를 특정해 전원 독립이사 구성을 권고하고 있는 이유는 이들 위원회가 이사회의 독립성 보장과 경영진 감시라는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있어 핵심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분기 순이익 기준 국내 5대 증권사 가운데 보수위와 임추위 모두에 경영진이 참여하고 있는 곳은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뿐이다.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은 임추위에만 사내이사가 참여하고 있으며, NH투자증권은 모든 이사회 내 소위원회가 사외이사로만 구성돼 있다.

◆ 사외이사 선임과 연봉 결정 과정, 경영진의 표결 참여 가능성 열려 있어

단순히 구성에 이름을 올린 것을 넘어, 실제 표결의 작동 과정에서도 박종문 사장과 고영동 부사장이 참여하고 있다는 점 역시 눈길을 끈다.

삼성증권의 2025년 지배구조 연차보고서를 살펴보면, 박 사장은 2025년 2월27일 열린 임추위에 참석해 사외이사 후보 추천의 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또한 같은 해 10월29일 열린 임추위 보고에 덧붙여진 주석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CEO와 임원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받아 관리하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경영진이 사외이사 후보 추천과 선임 표결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적 환경이 조성돼 있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는 셈이다.

보수위원회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2025년 1월부터 2월까지 세 차례 열린 보수위원회에는 이종완 당시 채널솔루션실장 부사장이 사내이사이자 보수위원으로 참여했다. 그는 2024년 등기임원 업적평가의 건, 25년 등기이사 보수한도 의결의 건, 25년 사내이사 연봉 승인의 건, 24년 계약임원 성과급 지급의 건 등의 표결에 참여했다.

2025년 5월과 12월에 열린 제4, 5차 보수위원회에는 고영동 부사장이 25년 등기임원 업적평가(안) 수립의 건과 계약임원 성과급 지급의 건 등의 표결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투자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모회사)의 경우 삼성증권과 마찬가지로 보수위원회에 사내이사가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사내이사 보수 관련 실제 표결에서는 이해충돌을 이유로 사내이사의 의결권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을 살피면, 삼성증권 보수위원회의 운영은 이사회의 견제와 감시 기능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 이사회 의장 분리와 감사위원회 구성은 긍정적, '밸류업' 눈높이엔 여전히 부족

다만 이사회 의장을 선임해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꾀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 측면이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 13조 1항은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금융회사 이사회는 사외이사 중에서 이사회 의장을 선임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강제규정은 아니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한국투자금융지주 포함),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 종합금융지주의 계열사가 아닌 증권사 가운데는 대표이사나 사내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고 있는 곳들이 많다. 

같은 법 제 19조에서 2/3 이상을 사외이사로 둘 것을 규정하고 있는 감사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는 점 역시 이사회의 독립성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다만 이는 국내 대부분의 주요 증권사들이 동일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증권만의 장점으로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삼성증권을 포함한 1분기 순이익 기준 국내 5대 증권사(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삼성증권)는 모두 감사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대표이사의 임추위 참여는 임원 후보의 발굴 과정에서 경영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취지, 보수위의 사내이사 참여는 회사의 이해도가 높은 사내이사를 포함해 효율적으로 위원회를 운영하기 위한 것”이라며 “등기임원의 보수 한도 등 주요 사항은 최종적으로 이사회 심의와 주주총회 의결을 통해 최종 결정된다”고 말했다.

또한 “임추위는 위원의 3분의2 이상을 사외이사로 구성해 독립성 및 객관성을 보장하고 있다”라며 “보수위원회 역시 사외이사를 과반수로 구성해 독립적 의사 결정이 가능한 구조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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