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공격을 예고한 지 하루 만에 군사 행동 지시를 철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 쪽에서 '공격 보류' 요청이 있었다고 설명했지만, 반복되는 입장 번복으로 혼란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7월 워싱턴D.C.의 연방준비제도 청사 공사 현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과 댄 케인 합참의장은 18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에 내일(19일)로 예정된 이란 공격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 모하메드 빈 살만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으로부터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 보류 요청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동 동맹국 지도자들은 현재 매우 중요한 협상이 진행 중이며, 합의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그 결과는 미국은 물론 중동과 국제사회 전체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협상에 이란의 핵무기 보유 금지 조항이 포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수용 가능한 합의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즉각 전면적인 군사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지시 번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28일 이란전쟁 발발 이후 그는 3월21일 이란 발전소 공격 계획을 예고했다가 철회했고, 4월6일에도 군사행동 가능성을 언급한 뒤 부활절을 이유로 입장을 바꿨다. 이번 동맹국 요청에 따른 철회까지 포함하면 최소 세 차례 군사적 공격의 감행 직전에 철회한 셈이다.
이처럼 반복되는 시한 연기와 입장 번복으로 인해 미국 대통령이 발신하는 군사적 경고의 무게감과 신뢰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재집권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공개됐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학이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등록 유권자 1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37%로 집계됐다. 장기화되는 이란 전쟁과 급등하는 물가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이란전쟁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두드러졌다. 전체 응답자의 64%는 이란전쟁이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평가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의 향방을 좌우할 무당층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반대 여론이 7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유권자의 44%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으로 개인적 손해를 입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가을 조사 당시 36%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민심은 중간선거 가상대결 조사에도 반영됐다. '오늘 선거가 열린다면 어느 정당 후보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0%는 민주당 후보를 선택했고, 공화당 후보를 지지한 응답자는 39%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