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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편의점과 마트, 카페 메뉴에서 심심치 않게 눈에 띄는 두 글자가 있다. 바로 '우베'다. 강렬한 보랏빛 색감과 이국적인 분위기를 앞세운 우베 디저트가 MZ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인기를 끌며 이른바 '퍼플 디저트' 열풍을 이끌고 있다.

LA에서 물 건너 온 보라빛 열풍, 뜬금없이 우베 관련 식품이 마트를 점령했다 : '퍼플 디저트' 열풍
연세우유 우베 생크림빵(왼쪽), 투썸플레이스 우베 음료(가운데), 스타벅스 우베 치즈케이크. ⓒ연세유업, 투썸플레이스, 스타벅스

17일 기준 인스타그램에서 '우베' 관련 게시물은 5천개 이상으로 급증해 있다. 검색 트렌드 분석 결과에서도 올해 초까지만 해도 미미했던 우베 검색량은 3월 중순부터 가파르게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5월 첫째 주에는 최고점 100점 기준 96점을 기록할 정도로 높은 관심도를 유지하고 있다. 사실상 주요 트렌드 검색어 반열에 오른 셈이다.

일단 우베는 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에서 주로 재배되는 보랏빛 참마의 일종으로,겉모습은 자색고구마와 비슷하지만 맛과 향에서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고구마보다 당도가 낮고 질감은 한층 부드러우며, 바닐라 향과 견과류 특유의 고소한 풍미가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항산화 성분인 안토시아닌이 풍부하고 카페인이 없는 천연 식재료라는 점까지 더해지며,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이른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소비 흐름과도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베 열풍의 배경에는 SNS를 중심으로 확산된 '비주얼 소비' 트렌드도 자리하고 있다. 기존 디저트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은은한 보랏빛 색감이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쉽게 맛이 예상되지 않는 이국적인 비주얼은 자연스럽게 호기심을 자극했다. 사진과 영상 중심으로 소비가 이뤄지는 MZ세대 문화 속에서 우베는 '인증하기 좋은 디저트'로 빠르게 자리 잡은 셈이다.

LA에서 물 건너 온 보라빛 열풍, 뜬금없이 우베 관련 식품이 마트를 점령했다 : '퍼플 디저트' 열풍
필리핀 보랏빛 참마 우베 사진. AI 이미지. 

실제 우베 열풍은 미국에서 먼저 확산됐다. 우베는 필리핀계 미국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미국 LA와 샌프란시스코 등지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으며, 시장조사기관 데이터센셜(Datassential)에 따르면 2025년 미국 레스토랑 메뉴에 우베가 등장한 횟수는 2021년 대비 약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SNS 알고리즘을 타고 글로벌 트렌드로 번지면서 국내에도 빠르게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식품업계 역시 이러한 흐름에 발 빠르게 올라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연세유업이 선보인 '연세우유 우베 생크림빵'은 출시 4일 만에 5만 개가 판매됐으며, 스타벅스 코리아도 한정 판매하던 '우베 바스크 치즈 케이크'를 출시 열흘 만에 전국 매장으로 확대했다. 이 밖에도 파리바게트, 노티드, 투썸플레이스 등 주요 브랜드들이 잇따라 우베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씨유는 우베를 활용한 디저트 6종을 연이어 출시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고, 세븐일레븐 역시 '우베쿠키크럼블컵케익', '우베미니크림롤' 등을 선보였다. 여기에 지난 13일부터는 우베를 활용한 '우베하이볼'까지 등장하며 디저트 중심이던 활용 범위가 주류로까지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렇게 SNS에 유행한 지 얼마되지 않았음에도 업계가 빠르게 움직이는 배경에는 점점 짧아지는 유행 주기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SNS에서 화제를 모은 순간 곧바로 제품화해 '선점 효과'를 노린 전략으로 추측된다.

LA에서 물 건너 온 보라빛 열풍, 뜬금없이 우베 관련 식품이 마트를 점령했다 : '퍼플 디저트' 열풍
다수의 우베 관련 인스타그램 게시물. ⓒ인스타그램

실제 과거 말차 열풍이 약 6개월간 이어졌다면, 두바이 초콜릿은 3개월 수준으로 짧아졌고, 버터떡 역시 약 3주 만에 관심이 빠르게 식었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우베 역시 유행이 정점에 올랐을 때 최대한 빠르게 시장에 안착시키려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셈이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공급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 우리나라에 아직 공급 문제는 없지만, CNN은 필리핀 무역산업부(DTI) 자료를 인용해 2025년 필리핀의 우베 수출량이 170만 ㎏으로 전년 대비 20.4%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인 150만 달러 규모가 미국으로 수출됐으며, 캐나다·호주·영국·네덜란드 등으로도 물량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우베가 재배 기간만 최소 9개월 이상 걸리는 데다 기후 변화에도 취약하다는 점이다. 실제 최근 2년간 작황 부진으로 공급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긴 재배 기간 탓에 현지 농가들이 생산을 기피하는 분위기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필리핀 정부도 최근 우베 재배 확대를 독려하고 있으며,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베트남산 우베를 역수입하는 이례적인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우베 열풍이 얼마나 이어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우베 수급난이 현실화할 경우, 과거 카다이프 대신 소면을 넣어 만든 '두쫀쿠'가 등장한 것처럼 예상치 못한 대체 상품이나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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