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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3천만 명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사태로 국내 수사를 받는 동안, 미국 로비자금을 2배로 늘리고 미국 부통령과 백악관까지 로비대상에 포함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가 터지면 법조인과 전관을 동원해 수습하려는 '로비 DNA'가 이번에는 미국 권력의 심장부까지 뻗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쿠팡 오너 김범석의 로비 본능? '개인정보 유출' 후 미국 로비 비용 2배 늘었고 '권력 심장부' 백악관 겨냥했다
김범석 쿠팡 당시 대표가 2015년 3월17일 오전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직접 배송 시스템과 주문 후 2시간 배송 서비스 등에 관한 배송혁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쿠팡

24일 미국 연방 상원의 로비공개법(LDA)에 의거한 공시에 따르면 쿠팡Inc는 올해 1분기 전체 178만5천 달러(한화 약 26억 원)를 로비 비용으로 지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같은 수치는 2025년 4분기(89만5천 달러)와 비교해 2배에 달하는 규모다. 쿠팡이 자체 신고한 금액이 109만 달러, 쿠팡과 계약을 맺은 로비업체 7곳이 신고한 금액이 약 69만5천 달러였다.

쿠팡 관련 로비업체로는 밀러 스트래티지, 발라드 파트너스, 컨티넨털 스트래티지, 크로스로즈 스트래티지 등 미국의 내로라하는 최고급 로비업체들이 포진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부통령과 백악관까지 뻗은 쿠팡의 로비

쿠팡 오너 김범석의 로비 본능? '개인정보 유출' 후 미국 로비 비용 2배 늘었고 '권력 심장부' 백악관 겨냥했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JD 밴스 부통령. ⓒ 연합뉴스

쿠팡의 로비접촉 대상은 미국 연방 상·하원 의원과 상무부, 국무부, 재무부, 농무부, 무역대표부(USTR), 중소기업청 등 행정부 전반을 망라했다. 주목할 것은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백악관 대통령 비서실, 국가안보회의(NSC)도 공식 로비대상에 포함됐다는 것이다.

쿠팡의 이와 같은 광범위한 로비는 효과를 거뒀다. 한국을 향한 외교적 압박이 현실화된 것이다. 

JD 밴스 부통령은 올해 1월 김민석 국무총리와 회담에서 쿠팡문제를 언급하면서 '구체적을 어떤 문제가 있는지' 물었으며, 쿠팡 개인정보유출 사태가 불필요하게 확대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미국 행정부 관계자가 최근 우리 외교당국에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에 대한 '출국금지·체포·구속'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요구하고, 이런 법적 조치가 취해진다면 '한미 외교안보 고위급 협의가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공화당 연구위원회(RSC) 소속 하원의 원 54명도 주미 한국대사에게 서한을 보내 쿠팡을 포함한 미국기업에 대한 차별적 규제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쿠팡의 이런 전방위적 로비의 힘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쿠팡은 2021년 3월 뉴욕증시 나스닥에 상장한 직후인 2021년 8월부터 로비를 시작했다. 상장 뒤 5년간 전체 1075만 달러(한화 약 159억 원)를 미국 정관계 로비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쿠팡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위원회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고 이를 통해 김범석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할 수 있었다. 당시 김범석 의장은 루비오 국무장관,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 등 행정부 핵심인사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친분을 다졌다.

이렇게 구축한 로비스트의 진용도 화려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제프리 밀러가 이끄는 밀러 스트래티지,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최측근이 포진한 컨티넨털 스트래티지, 미국 로비 매출 1위업체인 에이킨 검프 등이 쿠팡을 대리해 로비를 한 것으로 파악된다.

 

쿠팡은 원래 그런 기업이다 : 사고가 터지면 전관과 로비로 막는 버릇

쿠팡 오너 김범석의 로비 본능? '개인정보 유출' 후 미국 로비 비용 2배 늘었고 '권력 심장부' 백악관 겨냥했다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이 2025년 1월19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 연합뉴스=워싱턴 특파원단

쿠팡은 사고가 터지면 국내에서도 전관과 로비로 막으려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번 개인정보 탈취사건으로 회원의 이름과 이메일 3367만여 건이 유출됐고, 공동현관 비밀번호까지 털렸지만, 쿠팡은 피해자 보호보다 먼저 변호사들을 찾았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사실을 인지한 직후 인 2025년 11월 법무티 변호사 채용공고를 올렸고, 그 뒤 기술전문 변호사, 커머스 전략 변호사 등 법무 인력 충원공고가 잇따랐다. 

비슷한 시기 경찰청 출신 공직자를 대관조직에 영입하고, 공정거래 전담조직 신설과 함께 대관인력을 30명 확충하는 계획이 알려지기도 했다.

최민희 의원실에 따르면 쿠팡은 2024년 1월부터 2025년 11월 사이 대통령 비서실, 검찰, 경찰, 공정거래 위원회, 고용노동부, 국회 보좌관 출신 퇴직 공직자 25명을 대관조직에 채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쿠팡의 이 같은 일련의 행보는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국내 사안이 한미 외교 현안으로까지 비화된 것을 보여준다. '기업 리스크를 외교 로비로 관리하는 방식'이 한국 소비자와 규제 당국의 신뢰를 더욱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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