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에 출마한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국민의힘이 공천 내홍을 수습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대구의 보수지지층을 향한 적극적 구애를 펼치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이미 전임 대구시장이자 국민의힘 대선주자였던 홍준표 전 시장의 공개 지지까지 얻어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지난 3월30일 대구 중구 동성로 2·28기념중앙공원에서 대구시장 선거 출마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함께 김 전 총리는 대구 북구에 있는 엑스코를 ‘박정희컨벤션센터’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향한 지지가 높은 대구 시민들의 정서를 끌어안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2일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제가 2014년에 대구에 엑스코라는 말 그대로 전시관으로 아무런 이름이 없는 전시센터가 있다”며 “엑스코라고 부를 바에야 ‘박정희 엑스코’라고 부르면 어떤가”라고 말했다.
광주에 ‘김대중컨벤션센터’가 있는 만큼 대구에 ‘박정희컨벤션센터’라는 장소를 마련해 두 지역의 교류를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김 전 총리는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정치 집회만 하는 것도 아니고 예를 들면 결혼식 혼사도 있고, 문화행사도 많이 하고, 전시회도 하고 화가 선생님들 교류도 하니 그분들과 교류할 수 있는 광장문화가 필요하지 않느냐”며 “‘박정희 컨벤션센터’라고 부르면 양쪽이 한 두어 달마다 한 번씩 서로 교류전도 하면 양쪽에 대한 서로 간의 이해도가 확 높아질 거 아니냐”라고 설명했다.
김 전 총리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만남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홍 전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 전 총리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도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김 전 총리와 만나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홍 전 시장은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닌 역량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며 “후임 대구시장이 능력 있고 중앙정부와 타협이 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김부겸 전 총리를 언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지지한 게 아니라 김부겸을 지지했다고 봐주셨으면 한다”며 “오해를 증폭시킬 우려가 있기에 (김 전 총리와 회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왼쪽)과 김부겸 전 국무총리. ⓒ연합뉴스
그러나 김 전 총리는 홍 전 시장과의 만남이 대구 시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나아가 대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여건이 조성된다면 예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홍 전 시장과)약속은 아직 안 잡혔지만 만나긴 해야한다”며 “(홍 전 시장이)의욕적으로 대구시정을 하려고 했던 게 있었을 거고, 중간에 잘 진행 된 게 있고 중간에 좌절된 게 있을 건데 그런 이야기들을 들어야 그래도 시정의 연속성이라든가 효율성에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역에 계시는 지역의 원로시니까 제가 시민들 중에서 말하자면 전직 시장님이나 이런 분들을 찾아뵈려고 한다”려 “다만 박근혜 대통령이 아끼시는 유영하 후보가 뛰고 있기 때문에 그건 허락을 하셔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김 전 총리가 보수의 상징적 인물들의 지지를 얻으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이 홍 전 시장을 맹비난하며 날선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홍 전 시장을 두고 “노망난 정치인의 말로를 보여준다. 그저 국민의힘에서 자신을 대선 후보로 안 해줬다고 밑도 끝도 없이 뒤끝 작렬”이라며 “본인 말씀처럼 제발 정계 은퇴 좀 하시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나 이러한 반응은 역설적으로 국민의힘이 김 전 총리의 행보에 강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보수 성향이 강한 대구시민들의 정서를 잘 이해하고 있는 김 전 총리가 국민의힘 후보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홍 전 시장은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까지 손을 내미는 전략이 위협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당대표 특보단장인 김대식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서 홍 전 시장이 김 전 총리의 손을 들어주는 것과 관련해 “당 대표를 두 번이나 하고 원내대표, 5선 국회의원, 경남도지사, 대구시장에 대통령 후보까지 하셨는데 설마 그렇게까지 하시겠느냐”라며 “그렇게 안 하시리라 믿는다”고 우려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1일 cpbc라디오 뉴스공감에 출연해 “자꾸 당 내부에서 분열이 일어나고 그러니까 국민들이 민심이 돌아서고 대구에서도 공천 과정에 1등, 2등 하는 사람 다 컷오프하고 이런 게 많이 대구가 흔들리고 있다”며 “(대구가 흔들리면)경북도 영향이 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