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는 그만큼 거대한 프로게이머 시장도 함께 형성돼 있다.
특히 한국 프로 리그인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는 실력과 영향력 모두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룰러' 박재혁이 중국 저장성 항저우 e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LoL) 결승에서 대만과의 2세트를 앞두고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만큼 LCK 스타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은 늘 팬들의 관심사다. 국가대표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며 병역 특례를 받은 Gen.G Esports 소속 ‘룰러’(박재혁) 역시 예외는 아니다.
31일 다수의 매체는 룰러가 탈세 혐의와 관련해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룰러 측은 처분이 과도하다며 조세심판원에 불복 신청을 냈지만, 심판원은 국세청의 판단을 받아들였다.
쟁점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아버지를 매니저로 두고 지급한 인건비와 자산 관리 방식이었다. 국세청은 해당 인건비를 업무와 무관한 비용으로 보고 필요경비에서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룰러의 연봉과 상금 등을 주식 등에 투자해 발생한 매매 차익과 배당소득 역시 실질적으로는 본인 소득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세청은 룰러가 직접 자산을 관리할 수 있었음에도 아버지 명의 계좌를 활용한 점, 주식 거래 수익과 배당금이 아버지 계좌로 이체된 뒤 아버지 소득으로 신고된 점 등을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룰러의 에이전시인 ‘슈퍼전트’는 “자산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행정적 미숙으로 인한 세금 부과 건”이라며 “실질적인 증여 의도는 전혀 없었으나, 명의신탁으로 인한 과태료 성격의 증여세가 발생해 이미 전액 납부를 완료한 상태”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스타 선수의 세무 문제나 각종 논란은 단순한 개인 이슈를 넘어 팬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주고, 때로는 업계 전체에도 파장을 남기곤 한다.
미성년자 성추행으로 나락 간 오버워치 프로게이머 프리
오버워치 전 프로게이머 프리(윤태인). ⓒGC 부산 웨이브
실제로 e스포츠계는 과거에도 선수 개인의 일탈이 리그 전체의 신뢰를 흔든 사례를 여러 차례 발생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오버워치 프로게이머 '프리'(FR3E·윤태인) 사건이다.
윤태인은 2018년 오버워치 컨텐더스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유망주로 주목받았고, 이후 e스포츠팀 오즈 게이밍(OZ Gaming) 소속 현역 선수 겸 코치로 활동했다. 그러나 2019년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뒤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면서 사실상 선수생활의 막을 내렸다.
재판부는 당시 “피해자가 스킨십을 거절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음에도, 잠든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했다”며 “추행의 정도도 가볍지 않고, 이후 피해자에게 가해진 2차 피해 역시 상당히 무겁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은 개인 범죄를 넘어, e스포츠 표준계약서 적용과 선수 관리 책임 문제까지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파장이 컸다.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던 선수가 한순간에 업계에서 퇴출되는 과정을 지켜본 팬들의 충격도 적지 않았다.
진에어 소속 야하롱, 베트남 하노이 전 연인 살해 사건
리그오브레전드 전 프로게이머 '야하롱'과 그의 여자친구. ⓒSBS '그것이 알고싶다'
리그 오브 레전드 팬들에게 더욱 낯설지 않은 이름으로는 '야하롱'(이찬주)이 있다. 그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두각을 드러낸 선수였다. 2016년 대통령배 KeG 서울 대표로 출전해 1위를 차지했고, 같은 해 IeSF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한국 대표로 우승을 경험하며 차세대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이후 진에어 그린윙스에 입단하며 프로 무대에 데뷔했지만, 기대만큼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몇 차례 이적 끝에 사실상 은퇴 수순을 밟았고, 그렇게 조용히 잊히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그의 이름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다시 등장했다. 서울 강남의 한 네일숍에서 상하의를 벗고 난동을 부려 팬들에게 충격을 안긴 것이다.
하지만 더 큰 충격은 그 뒤에 있었다. 야하롱이 2024년 5월 베트남 하노이의 한 호텔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팬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야하롱은 당시 범행 후 알몸 상태로 호텔 내부를 배회하다가 옥상에서 자살을 시도한 끝에 현지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초기에 “성관계 거부로 인해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하지만 이후 “성매매 사실이 발각돼 다투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그는 하노이 구치소에 수감 중이며, 팬들에게 ‘유망주’나 ‘초신성’이 아닌 범죄 사건의 주인공으로 더 강하게 각인됐다.
스타판을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버린 프로게이머 마재윤
2008년 5월 한 행사장에서 쇼케이스 진행 중인 전 프로게이머 마재윤. ⓒ연합뉴스
e스포츠 역사 전체를 통틀어 가장 상징적 오점으로는 역시 2010년 스타크래프트 승부조작 사태가 꼽힌다. 당시 전·현직 프로게이머 14명이 돈을 받고 일부러 경기를 져 불법 도박사이트 배팅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났고, 이는 영구 제명과 포상 박탈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팬들에게 큰 배신감을 안긴 것은, 이 사건의 중심에 당시 스타크래프트 최고 스타 중 한 명이었던 마재윤이 있었다는 점이다. 그는 불법 도박사이트와 연결된 브로커 역할을 맡아 동료 선수들을 승부조작에 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e스포츠 황금기를 상징하던 인물이 조작의 중심에 섰다는 사실은 리그 전체의 존립마저 흔들 만큼 치명적이었다. 이 사건 이후 스타크래프트 프로 선수계는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었고, e스포츠를 향한 대중의 신뢰 역시 크게 훼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