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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그룹의 담합 혐의가 사법 리스크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책임경영보다는 지배력 유지에 무게를 둔 행보가 관측된다. 

오너인 김윤 삼양 회장은 사내이사 17년 째 연임과 함께 이사회 의장직 유지를 관철했다. 또 최근 정관 변경을 통해 이사 수 상한까지 제한하며 그같은 분석에 설득력을 보탠다.

삼양 측은 담합 의혹과 관련해 사과하며 공정거래와 투명성 강화를 강조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실질적 지배구조 개선으로 이어질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아울러 최근 주주 권한을 강화하는 정책 기조와 비교할 때, 이번 결정들이 이에 부합하는 방향인지에 대한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삼양 회장 김윤 '담합 리스크' 와중에 '지배력 유지' 행보, 이사회 축소와 '의장 장기집권' 관철에 주주 권한 위축 우려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이 지난 1월2일 판교 디스커버리센터에서 열린 '2026년 삼양 뉴 데이 커넥트'에서 임직원들에게 신년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삼양그룹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삼양그룹은 설탕과 밀가루, 전분당의 담합 의혹으로 공정위 제재를 받은 데 이어, 국세청 조사4국의 특별세무조사까지 받으면서 사법·행정 전반에 걸친 조사 국면에 놓여 있다. 

삼양은 밀가루 담합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최낙현 삼양사 전 대표가 구속된 데 이어, 전분당 담합 혐의로 검찰 압수 수색도 진행됐다. 여기에 ‘독과점 지위를 활용한 가격 인상 과정에서의 탈세 의혹’과 관련한 국세청 세무 조사도 이어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31일 열린 이번 주총에서는 엄태웅 삼양홀딩스 대표이사가 회사를 대표해 공식 사과했다. 

엄 대표는 “자회사의 공정거래 이슈로 주주께 심려를 끼쳐 사과한다”며 “그룹 차원에서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도입과 전 사업 부문의 영업 관행 및 거래 프로세스 전수 조사 등을 통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공식 사과에도 불구하고, 경영 책임보다는 기존 지배구조 유지에 방점이 찍힌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사법 리스크가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오너 중심의 이사회 체제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너인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은 올해도 사내이사에 재선임되며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2009년부터 17년이 넘게 회장과 이사회 의장을 겸직해 온 점을 감안할 때 이사회의 견제 기능과 독립성이 충분히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삼양사 역시 오너 4세인 김원 삼양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어, 오너 일가 중심의 이사회 운영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로 인해 이사회 독립성 측면에서 이해 상충의 여지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모범규준은 최대주주 또는 대표이사 등 회사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경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선임사외이사 제도 도입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삼양홀딩스는 현재 선임사외이사를 두고 있지는 않은 상태다.

기업 지배구조에 특화된 한 컨설팅사의 연구원은 “이사회는 경영진을 감독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사외이사 중심의 독립적 구조로 운영되는 게 모범적 관행이다”며 “지배주주가 10년 이상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구조는 ‘전략적 유연성’을 위해 겸직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려울 것 같다”고 바라봤다.  

이와 함께 사외이사 비중 확대와 소위원회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를 통해 이사회 독립성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대안도 제시했다. 사외이사로 구성된 위원회 중심으로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질 경우, 지배주주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더라도 일정 부분 견제 기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삼양의 최근 정관변경을 통한 이사 수 조정은 이러한 보완 방안과는 상반되는 모양새다. 주주총회에서 한 번에 선임 가능한 이사 수 정원이 한정되면 사외이사의 정원 자체가 축소될 수 있다. 

여기에 소액 주주가 지지하는 후보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도 낮아질 수 있어 지배주주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집중투표제 환경에서는 동시에 선임되는 이사 수가 많을수록 소액주주 측 후보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사 정원 자체가 제한될 경우 특정 시점에 선임 가능한 이사 수 자체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노종화 경제개혁연대 변호사는 “이사회 정원 축소는 일반 주주의 의결권 행사 효과를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주주권 확대라는 최근 제도 개선 취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삼양이 이번에 설정한 이사 정원 상한은 업계 평균과 비교해 다소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양은 정관 변경을 통해 이사 수를 기존 ‘3명 이상’에서 ‘3명 이상 6명 이하’로 제한했다.

동종 업계와 비교해도 CJ제일제당이 ‘3명 이상 7명 이내’, 대상이 ‘3명 이상 12명 이내’로 설정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삼양의 이사회 규모는 비교적 작은 편에 속한다는 평가다.

최근 일부 기업들이 이사회 정원 축소 과정에서 시민단체의 지적을 받은 사례가 있다는 점도 이러한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한화갤러리아는 이사 수 상한을 13명에서 7명 이내로 줄이는 과정에서 관련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의 이사회 의장 연임을 두고 "김 회장은 이사회 의장으로서 충실히 역할을 수행해왔고 꾸준한 경영 성과를 달성해 온 공이 있다"며 "이번 공정위 담합 이슈를 조속히 해결하고 재발 방지를 통해 책임경영을 실현하고자 이사회 의장으로 재선임하게 됐다"고 답했다.

이어 이사 수 제한을 두고서는 "이사의 수에 제한이 없으면, 불필요한 증원의 우려가 있어 이사 수에 제한을 두고 있다"며 "삼양홀딩스는 이사회 구성원 6명 중 4명을 사외이사로 구성해 이사회 구성에 대한 법적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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