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프포스트코리아

  • 뉴스 & 이슈
  • 씨저널 & 경제
  • 글로벌
  • 라이프
  • 엔터테인먼트
  • 영상
  • 보이스
  • U.S.
  • U.K.
  • España
  • France
  • Ελλάδα (Greece)
  • Italia
  • 日本 (Japan)
  • 뉴스 & 이슈
    • 전체
    • 정치
    • 사회
    • 환경
    • 기타
  • 씨저널 & 경제
  • 글로벌
  • 라이프
  • 엔터테인먼트
  • 영상
  • 보이스


서울 광화문광장에 또 하나의 '상징물'이 들어선다.

불과 몇 킬로미터 거리에 용산 전쟁기념관이 있는데도 서울시는 '받들어총' 조형물 설치를 4월 완공한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사업이 기어코 끝을 보는 셈이다. 

광화문광장에 7m 거대 조형물 '받들어총' 23개 설치, 오세훈의 사업이 4월 완료된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왼쪽), 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서울시는 이른바 '감사의 정원' 조성 사업에 석재를 기증한 9개 국가 외교단을 초청한 기자간담회에서 광화문 광장에 '받들어총' 조형물을 오는 4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지상에는 의장대가 '받들어총'을 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높이 약 7m짜기 석재 조형물 23개를 세우고, 지하에는 참전국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미디어월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조형물은 인도산 스틸 그레이 석재로 제작돼 그리스, 노르웨이, 벨기에, 네덜란드 등 7개 국가가 기증한 석재를 모듈처럼 끼워 넣는 방식으로 완성된다. 이처럼 단일 조형물이 아닌 23개의 대형 구조물이 들어서는 만큼 공간을 장악하는 수준의 규모라는 비판도 나온다. 

'받들어총!'은 총을 몸 앞에 세워 들고 예를 표하는 군의 대표적 경례 동작이다. 명령에 따라 취하는 군사적 자세인 만큼, 이를 기념 조형물로 삼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형상이 국가 권력에 대한 복종의 이미지를 연상시킬 수 있다는 비판을 제기한다.

서울시는 "6.25 전쟁 당시 희생한 우리 국군과 유엔 참전 용사에 대한 최고 예우를 나타내는 집총경례 형태를 모티브로 한 것"이라며 "전쟁의 산물인 것처럼 폄훼하는 것은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에 대해 적절한 예우가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논쟁은 쉽게 식지 않는다. "경복궁 하늘에 총 쏘는 거냐", "진심 흉물", "시장만 바뀌면 당장 철거하지"와 같은 날선 반응이 이어진다. 또한 총을 배제한 인물상 등 다른 대안도 있었는데 굳이 군사적 상징을 택한 이유를 묻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광화문광장에 7m 거대 조형물 '받들어총' 23개 설치, 오세훈의 사업이 4월 완료된다
2025년 11월18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인근에서 '감사의 정원'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광화문광장에 7m 거대 조형물 '받들어총' 23개 설치, 오세훈의 사업이 4월 완료된다
2025년 11월18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인근에서 '감사의 정원'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 광화문광장 중심에는 이순신 장군상과 세종대왕상이라는 거대한 상징물이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또 다른 대형 조형물이 더해지면 탁 트인 광장의 개방감은 줄어들고 마당과 같은 공간이 마치 조형물 전시장처럼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무겁고 고정된 구조물이 늘어날수록 축제·공연·집회 등 공간 활용이 제약을 받을 수 있어 광장이 지닌 시민에게 열린 공간이라는 정체성과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서울시는 "2009년 광화문광장 개장 이후 국가상징공간 조성에 대해 10여 년간 고민한 끝에 시작한 사업"이라며 "광화문광장은 연간 방문자 수 2700만 명의 내외국인이 방문하는 공간이다. 참전국을 향한 감사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해 전 세계와의 연대를 다지고 방문객들에게 큰 감동을 전하기 가장 적합한 장소"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와 같은 논란은 사업 추진 시기와 맞물리며 정치적 해석으로 번지고 있다. 완공 시점이 6.3 지방선거를 불과 한두 달 앞둔 시기라는 점에서 선거용 사업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조형물은 한 번 세워지면 수십 년간 자리를 지키며 이를 추진한 주체의 정치적 메시지를 고스란히 남기는 장치가 된다. 게다가 조형물은 예산 대비 결과가 한 눈에 바로 보인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활용하기 쉬운 수단으로 꼽힌다. 이런 이유로 조형물은 '돌로 만든 정치'라고 불리며 특정 역사관이나 안보관을 강조하는 상징적 메시지로 기능하기도 한다.

광화문광장에 7m 거대 조형물 '받들어총' 23개 설치, 오세훈의 사업이 4월 완료된다
6·3 지방선거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광역단체장 후보 면접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3.22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의 도시 구상이 상징 조형물을 통한 메시지 연출에 편중돼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앞서 오 시장은 2024년 국민 자긍심을 높이는 상징 공간이 필요하다며 광화문에 100m 규모 태극기 구조물과 '꺼지지 않는 불꽃'을 2026년까지 설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서울시는 계획을 일부 수정했는데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받들어총' 조형물로 방향을 전환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뒤따른다. 

광장이나 거리 같은 도심 속 공공 공간에 설치되는 조형물은 특정 공동체가 무엇을 기억하려 하는지를 드러낸다. 동시에 어떤 기억을 강조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정치적 장치로도 읽힌다. 조형물은 그 자리에 고정돼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시대에 따라 끊임없이 달라진다. 이 때문에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을 기리는 방식이 반드시 광장 위의 조형물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도 제기된다. 오히려 비워진 광장이 더 많은 의미를 담아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치권이 광장을 상징의 공간으로 만들려는 흐름과 시민들이 열린 공간으로 남기길 바라는 기대가 엇갈리는 지점이다. 광화문은 청와대, 경복궁, 정부청사가 맞닿은 상징적 축으로 단순한 설치 장소를 넘어 그 자체로 이미 강한 의미를 지닌 공간이기도 하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국가보훈부가 지정한 국가 수호 관련 현충시설이 약 1300여 개에 이른다. 광화문에서 불과 4~5km 거리에 용산 전쟁기념관이 있지만 '왜 굳이 광화문 광장에?'라는 질문이 반복되는 이유다.

'감사의 정원'에 들어가는 총 사업비는 730억 원 규모다. 건립 이후에도 유지·보수 비용이 꾸준히 들어간다. 시민들이 체감하는 편익보다 상징성에 무게가 실린 사업이라는 인식이 강해질 경우 예산 낭비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결국 이번 '받들어총' 논쟁은 광화문 광장을 어떤 공간으로 남길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번지고 있다.

연재기사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

인기기사

  • 1 “둘째 고민 중”이라던 손연재, 4년 만에 한남동 신혼집 떠났다 : 아들 준연이 사진과 함께 전한 깜짝 근황
  • 2 가족 논란 뒤로하고 복귀한 이휘재 “이제 아이들도 정확히 안다”며 전한 쌍둥이 반응 : 시선을 강탈하는 근황이다
  • 3 흑백요리사로 얼굴 알린 '중식 여신' 박은영 셰프가 결혼소식을 알렸다 : 예비신랑 직업은...?
  • 4 19년 무료였던 국립중앙박물관, 내년부터 입장료 받고 ‘이곳’ 요금까지 오르는 진짜 이유 : “다른 나라는 얼마길래…”
  • 5 '아들 불륜' 폭로에 여론 악화 : 홍서범·조갑경 부부가 전 며느리에게 뭔가 보냈다
  • 6 장기기증으로 4명 살리고 세상 떠난 김창민 영화감독의 사인이 밝혀졌다 : 아들과 외식 중 일어난 참혹한 일
  • 7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5년 전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 김동관 누적된 '시장 신뢰 훼손' 회복 시험대
  • 8 '쓰레기 봉투 사재기'에 기후에너지환경장관 김성환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 : “집에 쓰레기 쌓아둘 일 없을 것”
  • 9 펄어비스 주총서 붉은사막 자신감 보인 허진영, "다음에는 500만 장 성과 빠르게 알리겠다"
  • 10 [영상]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급락 원인은 구글 '터보퀀트', 전문가들 "장기적으론 메모리 수요 더 키울 것"

허프생각

팝콘브레인의 시대 '붉은사막'이 던진 느림의 미학 : 망막을 채운 경이, 마음을 채우지 못한 서사의 빈곤
팝콘브레인의 시대 '붉은사막'이 던진 느림의 미학 : 망막을 채운 경이, 마음을 채우지 못한 서사의 빈곤

세계의 풍요 속 서사의 빈곤

허프 사람&말

미국 밴스 부통령은 UFO가 '악마'라 생각한다 : 사람들에게 이상한 짓 하는 천상의 존재들
미국 밴스 부통령은 UFO가 '악마'라 생각한다 : "사람들에게 이상한 짓 하는 천상의 존재들"

'What the hell!'

최신기사

  • 오뚜기와 '젠지 이스포츠'의 제휴가 주목 받는 이유 : 프로게임의 '즐기는 경험'이 '먹는 경험'에 스며든다
    씨저널&경제 오뚜기와 '젠지 이스포츠'의 제휴가 주목 받는 이유 : 프로게임의 '즐기는 경험'이 '먹는 경험'에 스며든다

    오뚜기에 헤비 게이머가 있을 것 같다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

  • 김부겸 대구시장 출마에 힘 얻은 민주당 후보들, “김부겸과 함께” 홍보물 늘렸다
    뉴스&이슈 김부겸 대구시장 출마에 힘 얻은 민주당 후보들, “김부겸과 함께” 홍보물 늘렸다

    대구에 ‘바람’이 불까

  • '아들 불륜' 폭로에 여론 악화 : 홍서범·조갑경 부부가 전 며느리에게 뭔가 보냈다
    엔터테인먼트 '아들 불륜' 폭로에 여론 악화 : 홍서범·조갑경 부부가 전 며느리에게 뭔가 보냈다

    내용증명

  • 광화문광장에 7m 거대 조형물 '받들어총' 23개 설치, 오세훈의 사업이 4월 완료된다
    뉴스&이슈 광화문광장에 7m 거대 조형물 '받들어총' 23개 설치, 오세훈의 사업이 4월 완료된다

    알박기

  • [허프 생각] 팝콘브레인의 시대 '붉은사막'이 던진 느림의 미학 : 망막을 채운 경이, 마음을 채우지 못한 서사의 빈곤
    보이스 [허프 생각] 팝콘브레인의 시대 '붉은사막'이 던진 느림의 미학 : 망막을 채운 경이, 마음을 채우지 못한 서사의 빈곤

    세계의 풍요 속 서사의 빈곤

  • 포스코그룹 회장 장인화 '자원 무기화' 추세 얘기하며 '실행력' 강조 : 창립 58주년 기념사의 화두
    씨저널&경제 포스코그룹 회장 장인화 '자원 무기화' 추세 얘기하며 '실행력' 강조 : 창립 58주년 기념사의 화두

    장인화 '퀀텀 점프' 바라본다

  • 롯데의 이유 있는 '생애주기별' 사회공헌 : 영유아부터 청년·군장병 아우르며 '라이프타임 밸류' 그룹 비전 실현
    씨저널&경제 롯데의 이유 있는 '생애주기별' 사회공헌 : 영유아부터 청년·군장병 아우르며 '라이프타임 밸류' 그룹 비전 실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 장기기증으로 4명 살리고 세상 떠난 김창민 영화감독의 사인이 밝혀졌다 : 아들과 외식 중 일어난 참혹한 일
    라이프 장기기증으로 4명 살리고 세상 떠난 김창민 영화감독의 사인이 밝혀졌다 : 아들과 외식 중 일어난 참혹한 일

    "아들과 돈까스 먹으러"

  • [허프 트렌드] 명동은 요즘 K-트렌드 실험실 : 외국인 돈 몰리자 패션·뷰티·면세·식품 '쇼핑 격전지' 부활
    씨저널&경제 [허프 트렌드] 명동은 요즘 K-트렌드 실험실 : 외국인 돈 몰리자 패션·뷰티·면세·식품 '쇼핑 격전지' 부활

    명동 부활

  • [영상] 카카오 국민 메신저 혁신의 탄생과 추락의 순간들, 신뢰의 위기에서 부활할 수 있을까
    영상 [영상] 카카오 국민 메신저 혁신의 탄생과 추락의 순간들, 신뢰의 위기에서 부활할 수 있을까

    환호받던 '혁신'은 어떻게 민심에서 멀어졌나

  • 신문사 소개
  • 윤리강령
  • 기사심의규정
  • 오시는 길
  • 인재채용
  • 광고상품문의
  • 기사제보
  • 청소년 보호정책
  • RSS
  •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일로 39-34 서울숲더스페이스 12층 1204호

  • 대표전화 : 02-6959-9810

  • 메일 : huffkorea@gmail.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상유
  • 법인명 : 허핑턴포스트코리아 주식회사
  • 제호 : 허프포스트코리아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03
  • 등록일 : 2014-02-10
  • Copyright © 2025 허프포스트코리아. All rights reserved.
  • 발행·편집인 : 강석운
  • 편집국장 : 이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