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영 KT 신임 대표이사 사장이 계열사 인사에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T스카이라이프 사장 선임이 하루 만에 번복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박 사장의 계열사 인사 개입이 상장회사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수준까지 번졌다는 비판이 거세다.
KT스카이라이프는 3월26일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사장 임명 절차를 끝냈다. 하지만 KT 주주총회 다음 날인 1일 사임 사실이 공시됐고, 이 과정에서 박 사장이 KT스카이라이프 주총과 이사회 결의를 무용지물로 만들면서까지 인사를 강행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박윤영 KT 대표이사 사장이 주주총회를 무력화하면서까지 계열사 인사에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프포스트코리아
2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KT 경영 공백의 후폭풍이 KT 주요 계열사 대표 선임 과정에까지 미치고 있다. 공식 취임한 계열사 대표가 나흘 만에 사퇴하고 박 사장이 새로 임명한 대표 내정자가 계열사로 출근하면서 노조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KT의 혼란이 계열사의 연쇄적 피해로 번지는 모양새다.
KT 전임 사장과 신임 사장의 갈등이 계열사 혼란의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된다. 김영섭 전 사장과 박 신임 사장이 인사에 끝까지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면서, 박 사장이 취임과 동시에 김 전 사장의 인사를 뒤집었다는 것이다.
KT스카이라이프 노조는 1일 성명서를 내고 박 사장의 계열사 인사 개입이 "상장사의 독립성을 침해했다"며 비판하고 있다. 김소리 전국언론노동조합 스카이라이프지부장은 허프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구성원뿐만 아니라 주주들을 무시한 행태"라며 "박윤영 사장 인사위원회와 김영섭 전 사장 인사 라인이 서로 소통이 안 돼 이 사달이 났다"고 말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KT 계열사 가운데 시가총액과 매출 규모 1, 2위를 다투는 주요 상장 계열사다. 최대주주는 지분 50.55%를 보유한 KT이고, 나머지는 6.82%를 보유한 KBS와 38.03%의 소액주주 등으로 이뤄져 있다.
KT는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명시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주총과 이사회의 정식 절차를 존중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주총에서 정식 선임된 대표를 명시적 사유 없이 사퇴하도록 압박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파행에 가까운 인사로 보인다.
주주총회는 주주로 구성된 상장회사의 최고의사결정기구다. 상법은 이사의 선임을 비롯한 회사의 운영에 밀접한 사항을 반드시 주총의 의결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소액주주와 대외 투자자들의 의사가 집약된 주총 결의를 하루아침에 뒤집는 것은 시장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로 비춰질 수 있다.
다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임시 주총을 소집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무형의 비용은 고스란히 주주들의 손실로 돌아간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김 지부장은 KT스카이라이프 사장 인사 과정에 대해 "주총 결의를 무기력하게 만들면서 비용의 낭비도 발생했지만 주주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미 박 사장이 KT스카이라이프 대표로 내정한 지정용 KTCS 대표이사 사장은 KT스카이라이프에 출근해 업무보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은 지 사장을 포함해 김상균 KT엔지니어링 경영기획총괄, 오성민 KT영업채널본부장을 KT스카이라이프에 함께 발령 냈다. 이들을 중심으로 KT스카이라이프는 임시 주총 전까지 사장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지 사장이 KT스카이라이프 사장으로 내정되면서 그가 원래 대표를 맡던 계열사 KTCS에도 이창호 전 KT 충남충북광역본부장이 새로운 대표로 내정됐다. KTCS도 이미 새 대표 내정자가 업무보고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KT 계열사 관계자는 "새 대표는 임시 주주총회 이후에 확정될 것"이라면서도 "대부분 계열사에서 신임 사장 내정자들이 이미 출근보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이 계열사 신임 사장을 연쇄적으로 내정하고 있지만 주총 이전까지는 각 계열사 사장의 리더십이 온전히 확립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 지부장은 "직원들 사이에서 'KT 점령군'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직원들 분위기도 뒤숭숭해 경영 공백 상태나 다름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