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노킹스(No Kings, 왕은 없다)' 시위가 미 전역을 뒤흔든 가운데 현장에 직접 나섰던 노장들이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 시민들이 28일(현지시각) 3차 '노킹스'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 ⓒNoKings
30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노킹스 주최 쪽은 28일 미 전역에서 열린 3300여 건의 집회에 800만 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참여했다고 전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해 6월 1차 시위(500만 명), 지난해 10월 2차 시위(700만 명)에 이은 세 번째 시위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시위라고 주최 쪽은 전했다.
노킹스 시위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로, 이민세관단속국(ICE) 등의 폭력적 이민자 단속과 물가 상승 등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됐다.
주최 측은 이번 시위가 미국-이란 전쟁 발발 후 반전 여론까지 흡수해 그 규모가 더욱 커졌다고 분석했다.
◆ 연단에서 '노킹스' 외친 유명 노장들, "퇴행·악몽 떨치고 자유 되찾자"고 노래했다
이번 시위에는 다수의 유명인들이 연단에 서서 트럼프 행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 싱어송라이터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미네소타주 세인트폴 광장 '노킹스' 시위 현장에서 노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로이터
유명 싱어송라이터이자 사회운동가인 브루스 스프링스틴(76)은 미니애폴리스 세인트폴 주 의사당 광장 무대에 올라 "연방군이 일상에 죽음과 테러를 불러왔다"며 "이런 퇴행적인 악몽과 미국 도시들을 침범하는 행태를 더이상 그냥 두고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미니애폴리스는 미네소타주의 도시로, 지난 1월 ICE의 총격으로 르네 굿과 알렉스 프레티 등 시민 2명이 사망한 곳이다.
스프링스틴은 "이들의 용기, 희생과 이름은 절대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추모곡 '미니애폴리스의 거리'를 불렀다.
싱어송라이터 조엔 바에즈(85)도 미니애폴리스 연설대에 올라 싱어송라이터 매기 로저스(31)와 합동으로 노래했다. 바에즈는 "미네소타 시민이 보여준 용기, 결의, 품위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미국 싱어송라이터 조엔 바에즈가 미네소타주 세인트폴 광장 '노킹스' 시위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C-SPAN
조엔 바에즈는 워싱턴DC 케네디센터 앞 연설에서도 "자유롭게 말하기 위해, 역사를 전승하기 위해, 진실을 보도하고 자유를 노래하기 위해서 끝까지 싸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곳에서 배우 제인 폰다(88)도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일반 대중은 이런 일들이 자신들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며 "우리가 맞서 싸우지 않는다면 우리가 접하는 뉴스는 점점 더 가짜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부2·히트 등으로 이름을 알린 배우 로버트 드니로(82)는 뉴욕 시위 현장에서 "노킹스 시위를 150% 지지한다"며 연설 릴레이에 동참했다.
그는 "그동안 헌법이 부여한 권한에 도전하는 대통령은 있었어도, 우리의 자유와 안전에 실존적인 위협이 된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다"라며 말했다. 이어 "트럼프는 '지금' 멈춰 서야 한다"며 "도널드 트럼프에게 '안 된다'고 말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들 외에도 다수의 유명인이 노킹스 시위에 참여했다. 빌리 포터, 샘 워터스톤, 마이크 파렐, 신시아 닉슨, 파드마 라크쉬미, 제이미 리 커티스, 마크 러팔로, 본 조비, 지미 키멜 등이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 백악관·공화당은 비난했지만, 해외에서는 연대 시위로 힘 실었다
백악관은 이번 시위를 비난했다.
백악관 애비게일 잭슨 대변인은 이번 시위를 두고 "좌파 자금 지원 네트워크"의 산물이라고 불렀고, 공화당의회위원회(NRCC)는 "미국을 혐오하는 집회는 극좌 세력의 가장 폭력적이고 비이성적인 망상이 마이크를 잡는 곳"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외에서는 연대 시위가 열렸다.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수천 명이 조르자 멜로니 정부에 반발하며 이란 전쟁 반대 구호를 외치고, 프랑스 파리에선 현지 거주 미국인 등 수백 명이 바스티유 감옥 앞에 모였다. 이 밖에도 독일, 스페인 등 유럽과 남미, 호주 등 12개국 이상에서 노킹스 시위에 힘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