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원유수급에서 잠시나마 숨통을 트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이란과 러시아 원유에 대한 제제를 일시적으로 풀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항해하는 유조선 모습. AI로 생성한 이미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22일(현지시각) 미국 NBC 방송 인터뷰에서 이란산 원유 일부 판매를 최근 허용한 것을 두고 "일본, 한국 등 동맹국을 돕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미국이 이란을 향한 원유 제재를 푸는 것은 공급을 늘려 국제유가 상승을 막으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국제유가는 이란 전쟁 뒤 높은 수준에서 요동치고 있다. 에너지 수출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탓이 크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전 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는 배럴당 70달러 초반에,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60달러 후반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하지만 3월22일 기준으로 브렌트유는 112.17달러, WTI는 99.66달러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9일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란전쟁으로 인한 공급차질이 4월 말까지 지속된다면 유가가 배럴당 18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동안 중국으로 할인 판매되던 이란산 원유가 이번 미국의 제재 완화로 시장에 나오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 압력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가 완화되면 한국과 일본 등 다른 국가들도 이란산 원유를 구매할 수 있게 된다.
미국은 러시아를 향한 원유 제재완화도 추진해왔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3월12일 해상에 묶여 있는 러시아 원유 및 석유제품 구매에 대해 30일 간의 제재 면제 조치를 발동했다.
미국 재무부 홈페이지에 게시된 면허 원문에 따르면 이 당시 완화된 기준은 3월12일 이전에 선적된 러시아산 원유 및 석유제품의 판매를 허가하는 것으로 유효기간은 4월11일까지다.
한국석유공사의 '2024년 국내 석유수급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연간 원유수입량은 10억3천만 배럴로, 하루 평균 약 282만 배럴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중동에서 수입했던 물량은 약 70%로 알려졌다.
이란 전쟁이 일어난 뒤 한국은 다각도로 원유수급을 위한 조치를 모색해왔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를 통해 원유 확보에 나선 바 있다. 3월6일에는 1차로 원유 600만 배럴을, 17일에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을 특사로 파견해 1800만 배럴의 원유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번에 이란산 및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가 일시적으로 면제되면서 한국의 원유수급 현황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수급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