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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100조 원, 목표주가 46만 원이라는 장밋빛 전망 속에서도 총파업 리스크가 극대화하는 전례 없는 국면을 맞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는 '뉴삼성'이 본격적으로 출범하는 시점에서 터진 사실상 첫 리스크인 셈이다. 노조와 '성과급 갈등'에서는 잠행을 이어온 이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 책임경영의 의지를 보이고 핵심 불확실성을 직접 해소할지 주목된다.

삼성가 '결단의 리더십' 가동 임박했나 : 이재용 침묵 속 '뉴삼성' 도약 전망 흐리는 총파업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연합뉴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예상을 뛰어넘는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률을 등에 업고 삼성전자를 향한 시장의 기대가 지속해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100조150억 원으로 점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른 기존 시장기대치(컨센서스) 83조9420억 원보다 17% 이상 높은 예측치다.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였던 1분기 영업이익 57조2328억 원과 비교하면 단번에 2배 가까이 급증하는 것이다.

1분기와 비교한 2분기 메모리 가격 상승폭은 앞서 범용 D램이 45%, 낸드가 55%로 제시됐었는데 이 수치가 각각 55%, 72%로 높아졌다. D램은 공급 감소 영향에 따라 모바일 D램이, 낸드는 모바일용 멀티미디어카드(eMMC), 범용 플래시저장장치UFS,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모듈 제품이 추가 가격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관측됐다. 반도체 부문(디바이스솔루션·DS)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98조6320억 원에 이른다.

전날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30만 원에서 46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여전히 64%가 넘는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씨티그룹은 하반기에도 메모리 반도체의 전방위적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씨티그룹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도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고객사들의 공격적 물량 확보로 메모리기업들의 가격 결정력이 훨씬 강해지고 있다"며 "메모리 업황의 구조적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과 맞불려 역대급 실적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재용 회장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이른바 '이재용의 뉴삼성'의 청사진을 그리고 실행할 적기가 찾아온 것으로 보인다.

최근 1년 사이 이 회장은 자신을 둘러싼 여러 리스크를 해소해나가며 뉴삼성 체제를 본격적으로 가동할 기반을 마련해가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2016년부터 이어진 국정농단 사태와 제일모직-삼성물산 부당합병 의혹이라는 거대한 사법리스크를 완전히 털어냈다. 이달 초에는 2021년부터 5년 동안 진행된 삼성 오너일가의 12조 원 규모의 상속세 납부도 마무리됐다. 고 이건희 선대회장 별세 뒤 상속 관련 절차가 사실상 끝난 것으로 사법리스크 해소와 맞물려 '뉴삼성 경영에 속도가 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사이 반도체는 슈퍼사이클을 맞이해 삼성전자 실적을 전에 없던 수준으로 끌어 올리고 있으며 이 회장도 적극적으로 글로벌 경영 행보를 확장하며 성과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다만 이 회장은 영업이익 15%의 성과급 지급과 상한 폐지 및 제도화를 앞세운 강경한 노조의 결기에 부딪혀 뉴삼성 구축이 본격화하는 시점에 거대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전날부터 이날 새벽까지 17시간에 이르는 밤샘 협상에도 중앙노동위원회 중재 아래 열린 삼성전자 노사의 사후조정은 결렬됐다.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 등의 말을 종합하면 양측의 요구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며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8일 앞으로 다가온 총파업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이유다.

이대로 총파업이 진행된다면 삼성전자 막대한 손실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 2024년 역대 첫 총파업에서는 참여 인원이 그리 많지 않아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총파업에는 5만여 명에 이르는 노조원이 행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생산차질, 그 이후 파장까지 지속될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평균 84조 원, 최대 100조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하루에 1조 원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이는 셈인데 노조가 예정한 18일 동안 총파업으로 단순 생산차질로만 최대 18조 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그 이후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신뢰 하락 등은 수치로 계산하기 힘들 정도로 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 안팎에서 나오는 '손실 45조 원' 수준이 현실화하는 것이다.

파업의 영향은 삼성전자의 실적과 주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성과급 규모가 어떤 식으로든 결정이 나면 리스크를 없앤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해석됐는데 총파업이 실행되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메모리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반등 및 상승하는 구간에서 삼성전자는 시장기대치를 웃도는 1분기 잠정실적 발표 이후에도 상대적으로 주가 움직임이 약한 편"이라며 "이는 파업 이슈로 영업이익 추정치에 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이 영향을 미쳤는데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사건 종료는 리스크 해소로 여겨져 긍정적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동안 이 회장은 노조의 지속된 요구에도 성과급 갈등에서 시작된 총파업과 관련해 별다른 발언이나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 3월 삼성전자 경영진에서는 전영현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직원 처우를 묻는 주주의 질문에 원론적 대답했고 이후 직접 나서 협상 테이블을 마련한 것이 전부다.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수십조 원의 손실이 우려되는 총파업 날이 다가오면서 이 회장의 움직임에 시선이 모인다. 단순히 성과급 문제를 마무리하는 것을 넘어서 이 회장의 행보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뉴삼성' 구축에서 부닥친 첫 리스크를 해소할 열쇠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민간 기업으로서 삼성전자의 경영 자율성과 고유 권한을 존중받기 위해서라도 성과급 갈등과 같은 핵심 현안에 관해 이 회장이 직접 책임감 있게 나서서 해결하는 '결단'의 리더십이 절실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간 정부에서 꾸준히 삼성전자 양측의 '현명한 판단'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취지의 발언들이 이어졌고 전날에는 청와대 정책실장이 삼성전자의 이익분배와 관련해 'AI 국민배당금'이라는 제안까지 더해졌다. 청와대는 개인의견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점점 삼성전자의 성과를 향한 구체적 대안까지 제시되는 분위기다.

여기에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긴급조정권은 법률에 근거해 쟁의행위가 국민의 일상이나 경제를 위태롭게 할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조정절차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30일 동안 파업이 금지되고 중노위의 조정 및 중재 절차가 재개된다.

노조 측에서는 지난해 말 임금협상을 시작했던 시점부터 꾸준히 이 회장이 직접적 대화에 나서기를 요구해 왔다. 4월 투쟁결의대회에서는 이 회장의 사진을 조롱하는 자극적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정부는 총파업 이전이라도 다시 추가 사후조정을 지원하겠다고 문을 열어뒀지만 노조는 회사 측의 전향적 결단이 없다면 사실상 추가 협상이 없을 것이라는 태도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노조의 사후조정 결렬 결정에 매우 유감"이라면서도 "마지막까지 진정성 있는 대화로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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