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관객 영화 '왕과 사는 남자'(왕사남) 장항준 감독이 자신의 영화가 다른 영화로 빨리 잊혀지길 바란다며 침체된 한국 영화계에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장항준 감독이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광장에서 열린 영화'왕과 사는 남자' 흥행 감사 커피차 이벤트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3.12 ⓒ연합뉴스
장항준 감독은 11일 MBC '뉴스데스크'에 출연해 '천만 관객 돌파가 감독 개인에게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비현실적인 애니메이션 같은 상황"이라며 "저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또한 그는 아내 김은희 작가의 당부를 전하며 "어디서든 겸손하게 말하고, 경솔한 행동은 피하라는 조언을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마치 자수성가의 아이콘처럼 자신의 과거가 과도하게 미화되는 것에 대해서도 부담을 느낀다고도 했다.
장항준 감독이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광장에서 열린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흥행 감사 커피차 이벤트에서 시민에게 커피를 전달하고 있다. 2026.3.12 연합뉴스 ⓒ연합뉴스
그러면서 장 감독은 "(왕사남이) 빨리 잊혀졌으면 좋겠다"며 "영화가 영화로서 잊혀지다 보면 우리 영화산업과 한국 대중문화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영화 '왕사남'은 1457년 강원 영월의 산골 마을에서 생계를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 엄흥도(유해진)와, 수양대군에 의해 왕위에서 쫓겨난 어린 선왕 이홍위(박지훈)의 이야기를 그린 사극이다.
이 작품은 지난 11일 기준 관객 수 1200만 명을 넘어섰다. 왕사남 천만 관객 돌파는 2024년 개봉작 '파묘'와 '범죄도시4' 이후 2년 만에 극장가에 찾아온 반가운 소식이다.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광장에서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흥행 감사 장항준 감독 커피차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2026.3.12 ⓒ연합뉴스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광장에서 열린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흥행 감사 장항준 감독 커피차 이벤트에 한 시민이 직접 만든 현수막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6.3.12 ⓒ연합뉴스
한편 장 감독은 '개명·성형·귀화' 등 실현 불가능한 천만 공약 대신, 관객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광장에서 커피차 이벤트를 열었다.
장 감독은 2002년 액션 코미디 영화 '라이터를 켜라'로 연출 데뷔한 이후, 로맨틱 코미디 '불어라 봄바람'(2003), 미스터리 스릴러 '기억의 밤'(2017), 스포츠 드라마 '리바운드'(2023) 등을 연출했다. 전작 리바운드는 관객 50만 명을 기록하며 상업적 성과가 아쉬웠지만, 이번 영화 '왕사남'으로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