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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을 두고 미국 안에서 반전여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막내아들 배런 트럼프를 군대로 보내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명분 없는 전쟁을 시작해 국력을 낭비하고 불필요한 희생을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 일가가 군 복무와 관련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과 이란 전쟁에 트럼프 아들 배런 군대로 보내자 봇물 : 노블레스 오블리주 될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퍼지고 있는 AI 생성 이미지. #SendBarron 해시태그에 엉클 샘과 배런 트럼프 이미지가 합성된 것이 특징이다. ⓒ소셜미디어 X

8일 미국 매체 더인디펜던트 등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이란 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 안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배런 트럼프를 군대에 보내라는 여론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X(옛 트위터)를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배런 트럼프를 군에 보내라는 #SendBarron #DraftBarron 해시태그도 확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사한 미군들을 애도하며 "전쟁이 끝나기 전에 더 많은 희생이 있을 것 같다"고 말하자 여론이 '본인의 가족을 먼저 희생하라'며 차가운 반응이 되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SNS상에서는 미국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 및 엉클 샘(미 연방정부의 별칭) 포스터에 배런이 합성된 이미지를 공유하며 조롱 섞인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5번이나 군 징집 피한 트럼프, 아들 군에 보낼 수 있을까?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 고등학교를 졸업해 대학에 진학했다. 그는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초 베트남 전쟁 당시 징집 대상이었는데, 대학 재학을 이유로 4차례 징집이 연기됐다. 5번째에는 발뒤꿈치 골극(bone spurs) 문제로 징집이 유예됐다. 뉴욕타임스는 담당 의사가 트럼프 아버지와의 관계를 고려해 진단 결과를 조작했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민주당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징병 기피 이력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어난 바 있다.

마크 켈리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은 자신의 SNS 엑스(X, 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리 집안은 4대에 걸쳐 미국을 위해 복무했으며 애국심은 내 핏속에 있다"며 "트럼프 가문 중에 군에 복무한 사람은 한 명도 없으며, 다섯 번이나 징집을 피한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런 말도 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영원히 할 수 있다"고 공언한 가운데, 중동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아들 배런 트럼프를 입대시키라는 요구에 트럼프 대통령은 어떻게 반응할까. 

역대 미국 대통령 45명 가운데 31명이 군에 직접 복무했다. 이들 가운데에는 자신의 가족까지 군에 입대하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현한 사례가 있어 트럼프 대통령과 비교된다. 

 

 보 바이든, 검사에서 육군 소령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대선에서 맞붙었던 조 바이든 전 대통령 가문도 군 복무와 관련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장남 보 바이든은 검사로서 장래가 촉망받는 젊은이였다. 그런 그가 군인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2001년 9 ·11 테러였다. 그는 2003년 비교적 늦은 나이인 34세에 고향 델라웨어주 방위군(육군)에 입대했다. 

보 바이든은 2008년 10월 이라크에 배치돼 약 1년간 근무한 뒤 2009년 9월 귀국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이라크 총리와 가진 정상회담을 앞두고 "내 아들도 이라크에서 복무했다"며 자랑스러워 하기도 했다. 보 바이든은 2015년 뇌암에 걸려 돌연 사망하기 전까지 군인으로 복무했다. 

 

존 아이젠하워, "포로가 되면 자살할 것이니 후방 근무 논하지 말라"

오성장군 출신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외아들 존은 아버지가 대통령에 당선됐을 당시 한국전쟁에 참전하고 있었다. 당시 존의 계급은 소령으로, 촉망 받는 장교였다고 한다.  

아버지 아이젠하워가 대통령 자리에 오른 후, 미군사령부는 존이 한국전쟁에서 포로가 될까 우려했다. 만약 미국 대통령의 아들이 북한군이나 중공군에게 포로로 붙잡히면, 적들이 이를 빌미로 휴전 협상에서 미국을 협박할 것이 명백했기 때문이었다. 

이때 존은 "포로가 되면 자살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며 최전선에서 물러나기를 거부했다고 한다. 이후 아이젠하워는 존을 도쿄사령부로 전출을 보내 포로로 잡힐 위험은 거둬들였지만, 존의 강고한 군인정신만큼은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아들 4명, 헌신적인 복무로 여론 뒤바꾸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아들 4명은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직후 해병대, 공군, 해군의 최전방으로 입대했다. 이들은 적진에서 구조 임무를 수행하는 등의 공을 세워 도합 20개의 훈장을 받았다. 

당시 공화당은 이들을 향해 "대통령의 아들이라 특혜를 받는다"며 조롱을 보내며 여론도 부정적으로 형성됐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이 최전방에서 부상을 입는 등 헌신적으로 참전하는 모습을 보고 여론은 찬사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쿠엔틴 루스벨트, "루스벨트라는 이름이 특권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장남 시어도어 루스벨트 주니어를 포함한 4명의 아들들은 모두 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한 참전용사다. 

막내 쿠엔틴 루스벨트는 1차 세계 대전에 공군 조종사로 참전해 독일 전투기와 공중전을 벌이다 총탄을 맞아 전사했다. 쿠엔틴은 군에 들어갈 때 "루스벨트라는 이름이 특권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최전방을 자원한 것으로 유명하다. 

장남인 시어도어 루스벨트 주니어는 2차 세계 대전에도 참전해 노르망디 상륙작전 직후인 1944년 7월12일 전사했다.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나머지 두 아들과 손자 6명도 제2차 세계 대전에 참전했다.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당시 "아들들에게 직접 참전하라고 얘기한 적은 없다"며 "그러나 그들이 가지 않았다면 나는 부끄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오쩌둥, "전쟁 시 지도자의 아들이 먼저 가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악마화'할 정도로 견제하는 중국조차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사례가 있어 눈길을 끈다.

중국 국가주석 마오쩌둥의 아들 마오안잉은 인민지원군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했다. 마오안잉이 결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한국전쟁이 발발했던 터라, 사실상 신혼이었던 가정을 뒤로 하고 전장으로 향했던 것이다.

당시 마오쩌둥은 아들에게 "전쟁이 나면 지도자의 아들이 먼저 가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오안잉은 전장에서 미군기의 지원군 사령부 폭격 때 전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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