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조국혁신당의 대표가 김영삼 민주센터를 방문해 '민주주의'의 가치를 강조하고 나섰다. 조 대표의 각별한 ‘YS 챙기기’ 행보를 두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현재 '무주공산'으로 평가받는 부산·경남(PK) 지역의 맹주 자리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오른쪽)가 16일 서울 동작구 김영삼 민주센터를 찾아 김덕룡 김영삼 민주센터 이사장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조국혁신당 유튜브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16일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김영삼 민주센터에서 김덕룡 김영삼 민주센터 이사장을 만나 “김영삼 전 대통령은 중도보수와 온건보수를 지향하는 분인 걸 알고 있지만 유신 때부터 전두환 독재 시절까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싸워왔던 결기만큼은 항상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조 대표 방문에는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와 신장식 최고위원 등 주요 당직자들이 동행했다.
조 대표는 이날 중도진보 가치를 표방하고 있는 조국혁신당과 ‘YS 정신’을 이을 수 있는 고리로 ‘하나회 숙청’을 꼽았다. 무엇보다도 12·3 내란 청산을 강조하고 있는 조국혁신당과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군부 독재세력의 잔재였던 사조직 하나회를 청산한 김영삼 전 대통령을 연결시킨 것으로 보인다.
조 대표는 “김영삼 대통령께서 대통령되시고 나서 하셨던 주요 결단이 있는데 그 결단이 없었다면 우리나라가 어떻게 됐을까를 생각해보게 된다”며 “하나회에 대한 과감한 숙청으로 군사쿠데타가 근절된 게 아니겠나, 하나회 척결은 대한민국 헌정사에 전환점이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최근 윤석열 내란에 대해 온갖 생각이 들면서 윤석열 일당이 아직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 같은데 김영삼 대통령께서 살아계셨다면 이런 내란에 대해 어떤 말씀을 하셨을까 생각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사실 조 대표의 ‘YS 계승’ 행보는 당 대표 취임 첫날부터 시작됐다. 조 대표는 지난 11월24일 국립현충원을 방문했을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는데 이는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11월21일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과 대비돼 더욱 눈길을 끌었다.
조 대표는 김영삼 대통령 서거 10주년이 되는 11월22일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독재, 쿠데타, 불의에 맞서 싸운 ‘김영삼의 정치’와 내란 우두머리를 비호하고 극우세력과 손잡고 있는 국민의힘의 모습은 단 한 조각도 닮지 않았다”며 “김영삼의 정치는 조국혁신당의 DNA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조 대표의 행보는 자신의 고향이자 YS의 정치적 기반이었던 PK 지역 민심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부산시장 후보 ‘원톱’으로 꼽히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통일교 연루 의혹에 휩싸이면서 PK를 둘러싼 정치적 구도는 더욱 복잡해졌다. 정치권에서는 전 전 장관과 함께 조 대표를 범여권의 부산시장 단일 후보로 보는 시각도 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15일 동아일보 정치유튜브에 출연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부산시장 후보가 못 될 가능성도 있으니까 조 대표가 어떤 선택을 할지가 관심”이라고 말했다.
PK에는 현재 마땅한 '맹주'가 없는 상태로 평가되는 만큼 차기 대선을 노리는 조 대표가 YS의 민주화 상징성을 계승해 PK 지역에서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새로운 정치적 맹주가 되려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특히 조 대표는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조국혁신당의 전략적 행보에 관해 국민의힘을 '소멸'시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는 결국 PK 지역까지 범민주진보 진영 우위로 만들어 국민의힘을 대구·경북 지역에 고립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겠단 뜻으로 풀이된다.
더구나 차기 대권을 노리는 조 대표로서는 PK 지지도를 높여야 할 필요성이 크다. 이재명 대통령도 제21대 대선에서 부산 득표율이 40.14%로 역대 민주당 대선 후보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39.87%)도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부산 지역에서 선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조 대표의 ‘YS 구애’가 곧바로 PK 지역 민심을 끌어들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한국갤럽이나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조국혁신당의 부산·울산·경남 지역 지지도는 2~3%대로 정체돼 있고 부산시장 여론조사에서도 조 대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보다 높은 지지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 전 장관과 비교해 부산 지역에서 조 대표에 대한 민심이 썩 좋지 않다”며 “국민의힘은 조 대표가 부산시장에 출마한다면 상대하기가 더욱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