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인(왼쪽) 콘텐트리중앙 대표이사 사장이 콘텐츠 다각화로 메가박스라는 모래주머니를 이겨내려 하고 있다. 사진은 홍정인 사장이 2022년 5월19일(현지시각)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영화 ‘헌트’ 시사회에 참석한 모습. ⓒ뉴스1
[씨저널] 메가박스는 홍정인 콘텐트리중앙 대표이사 사장에게 모래주머니나 다름없었다. 팬데믹 이후 영화관 사업이 휘청거리며 메가박스가 5년 연속 적자를 내자 모회사 콘텐트리중앙도 같이 적자 늪으로 끌려들어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올해부터 상황이 달라지는 흐름이 포착됐다. 콘텐트리중앙이 2분기에 2023년 이후 첫 흑자 전환을 이뤄내고 3분기에는 더 큰 이익을 내며 일어선 것이다.
홍정인 사장이 콘텐츠 다각화에 주력했던 전략이 뒤늦게 효과를 발휘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5년간 지속된 자금 수혈, 콘텐트리중앙 재무부담으로 누적
메가박스중앙은 콘텐트리중앙의 계열사로 메가박스로 대표되는 영화관 사업을 맡고 있다. 지난해 기준 콘텐트리중앙 매출의 약 32% 규모를 차지한다.
메가박스중앙이 팬데믹 이후 5년 연속으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자 매출의 상당 부분을 의지했던 모회사 콘텐트리중앙이 마찬가지로 적자를 기록한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메가박스중앙의 적자가 누적되면서 모회사인 콘텐트리중앙의 자금 수혈에 의존하는 구조가 고착됐다.
올해 콘텐트리중앙이 메가박스중앙에 단기차입 등의 형식으로 금전 지원을 한 규모는 1800억 원대에 이른다.
2023년 4월에는 콘텐트리중앙이 보유하고 있던 1243억 원 규모의 플레이타임 지분 100%를 현물출자하기도 했다.
최근까지도 메가박스중앙의 콘텐트리중앙 의존도는 높은 수준이다. 올해 3분기 콘텐트리중앙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메가박스중앙에 빌려준 대금만 1490억 원으로 전체 기말 대여금액 가운데 63.4%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콘텐트리중앙의 재무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콘텐트리중앙의 부채비율은 2022년 298.76%에서 2023년 363.16%, 2024년 384.88%로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 예능 스튜디오 인수가 영화관 적자 이겨낼 신의 한 수 되나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상황에도 불구하고 콘텐트리중앙이 올해 2개 분기 연속으로 흑자전환을 이뤄낸 배경에는 홍정인 사장의 콘텐츠 전략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정인 사장은 2022년 콘텐트리중앙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그의 취임 이후 가장 두드러진 것은 드라마 중심 포트폴리오에서 탈피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한 것이다.
특히 올해 초 콘텐트리중앙 자회사 SLL중앙이 ‘흑백요리사’로 유명한 예능 제작사인 스튜디오 슬램 인수를 추진한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 53%인 지분도 2029년까지 100%로 늘린다.
증권업계에서는 스튜디오 슬램이 올해 말 ‘흑백요리사 시즌2’를 공개를 앞둬 콘텐트리중앙이 드라마뿐만 아니라 예능 명가로도 자리매김할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튜디오슬램은 다수의 화제성 높은 예능 제작을 통해 내년 30%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대한다”며 “내년 연간 영업이익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메가박스-롯데시네마 합병도 콘텐트리중앙 재무건전성 개선 기회
한쪽에서는 메가박스중앙이 롯데컬처웍스와의 합병을 마무리짓기만 하면 콘텐트리중앙의 재무건전성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5월 메가박스중앙과 롯데컬처웍스가 합병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영화관 점유율 업계 2, 3위인 메가박스와 롯데시네마가 합병 후 하나의 법인으로 연내 재탄생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하지만 사전협의가 올해 말까지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면서 합병 완료는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합병이후 존속법인이 어느 회사의 연결재무제표에 포함될지 정해진 것은 없다. 하지만 존속법인이 콘텐트리중앙의 연결재무제표에서 빠지게 된다면 콘텐트리중앙의 부채비율은 큰 폭으로 줄어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