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팩트시트와 SCM 공동성명 발표 나흘 만에 북한의 입장이 나왔다. ⓒ유튜브 채널 ‘이재명’ / 뉴스1
2025년 11월 18일 조선중앙통신사는 ‘변함없이 적대적이려는 미한동맹의 대결선언’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논평에는 “최근 미국과 한국이 경주 미한수뇌회담합의 ‘공동설명문’과 제57차 미한연례안보협의회 ‘공동성명’이라는 것을 발표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논평은 지난 14일 한미 관세·안보 분야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와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이 발표된 지 나흘 만에 나온 북한의 ‘오피셜’ 반응. 주민들이 보는 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는 보도되지 않았다.
한미 정상회담 팩트시트와 SCM 공동성명을 두고 “미국과 한국에서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후 처음으로 발표된 공동합의문서들”이라고 언급한 논평은 “우리 국가에 끝까지 적대적이려는 미한의 대결 의지와 더욱 위험하게 진화될 미한동맹의 미래를 진상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로 인해 더욱 불안정해질 지역안보 형세를 예고해 주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확약한 것에 대해 논평은 “우리의 헌법을 끝까지 부정하려는 대결 의지의 집중적 표현”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그들의 유일무이한 선택이 우리 국가와의 대결임을 입증했다”라고 적은 논평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썼던 과거와 달리 한미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쓴 것도 거론하며 “우리 국가의 실체와 실존을 부정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해석했다.
지난 14일 국민 앞에서 한미 팩트시트 타결 결과를 직접 발표한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인스타그램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드러나지 않았던 대북 정책의 기조가 이번 팩트시트를 통해 확인됐다고 봤다. 논평은 “현재 미 행정부가 추구하는 대조선 정책의 진속과 방향을 놓고 언론들과 전문가들 속에서 분분하던 논의에 마침내 종지부가 찍혔다”라며 “미국이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한국에 ‘확장 억제력’을 제공한다는 것을 재확인하고 ‘핵협의그루빠’를 통한 협력 강화를 공약했으며 주한미군의 1차 목표가 다름 아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임을 확언한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하고 우라늄 농축 및 핵 폐연로 재처리를 용인한 것에 대해서도 직접 입장을 밝혔다. “준핵보유국으로 키돋움할 수 있도록 발판을 깔아준 사실”이라고 짚은 논평은 “미국의 위험천만한 대결기도를 직관해 주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한국의 핵잠수함 보유를 ‘자체 핵무장’의 길로 나가기 위한 포석이라고 본 논평은 “이것은 불피코 지역에서의 ‘핵도미노 현상’을 초래하고 한층 치열한 군비경쟁을 유발하게 되어있다”라고 전망했다.
한국의 미국산 무기 구입, 방위비 증액 등도 잇달아 열거한 논평은 “미한 사이의 동맹관계가 결코 그들이 말하는 호혜적이고 평등한 국가 간 관계가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한국과 미국의 관계를 “상전과 주구 사이의 철저한 종속관계”라고 지적하며 “미국의 이익만 추구될 뿐 한국의 이익은 철저히 무시되는 ‘미국 우선주의’ 실현의 외통길이라는 것을 실증한다”라는 주장도 더했다.
반면북한의 ‘핵 보유’에 대해서는 거듭 정당성을 부여했다. 논평은 “미한의 도발적 행태는 지금까지 조선반도 정세 불안정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가를 국제사회에 정확히 알리고 말이 아닌 실천 행동으로 평화와 안전 수호의 길을 굴함 없이 걸어온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선택이 얼마나 정당한 것인가를 확증해 준다”라며 “우리 국가에 변함없이 적대적이려는 미한의 대결적기 도가 다시 한번 공식화, 정책화된 데 맞게 국가의 주권과 안전익, 지역의 평화 수호를 위한 보다 당위적이며 현실 대응적인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 예고했다.
한편 이번 메시지는 북한 당국자 명의의 담화 등이 아닌 조선중앙통신이라는 관영 매체의 ‘논평’ 형식으로 나왔다. 이에 관계자들은 북한이 수위를 조절해 메시지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낮은 수준의 신중한 첫 반응”이라며 “내용은 꼼꼼하게 비판을 하고 있으나 거친 언사보다는 최대한 정제된 용어를 사용하고 발화 수준은 낮게 설정했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