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의 첫 만남부터 귓속말을 속삭이던 트럼프. 이 장면을 자신의 SNS에도 공유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만난 뒤 트루스소셜 SNS에 여러 글을 게재한 트럼프 대통령. ⓒ백악관 인스타그램 / 트럼프 트루스소셜
2025년 8월 2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그리팅 엔터런스(Greeting entrance)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의 첫 만남이 이뤄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의전 차량인 쉐보레 서버번에서 내리자 트럼프 대통령은 오른손으론 악수를, 왼손으론 이 대통령의 어깨를 두드렸다. 두 정상은 카메라 쪽을 보고 포즈를 잡은 뒤, 잠시 환담을 나눴다.
이때 근처에서는 고성이 들려왔다. 한 여성이 “대통령님, 한국에서 벌어지는 숙청(purge)에 대해 걱정하고 계십니까?”라고 고함을 쳤고, 함께 모인 이들은 한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물었다. 이를 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 쪽으로 고개를 기울이며 이 대통령의 귓가에 짧게 속삭였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We call them the fake news”라고 하는 영상을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공유한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트루스소셜
We call them the fake news.
“우리는 저런 사람들을 ‘가짜 뉴스’라고 부른다”라는 의미다. 이들은 그 뒤로도 두 정상을 향해 여러 차례 ‘숙청’을 외쳤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꾸하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는 훌륭한 회담을 할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의 어깨에 팔을 두른 채 백악관 안으로 안내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운영하는 SNS 트루스소셜에이 장면이 담긴 17초 분량의 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 일이 있기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 ‘숙청’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국내 안팎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 3시간 전, “WHAT IS GOING ON IN SOUTH KOREA? Seems like a Purge or Revolution. We can't have that and do business there(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숙청 또는 혁명처럼 보인다. 우리는 그곳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라는 글을 트루스소셜에 올리면서다.
하지만 몇 시간 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오해’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진상을 파악하고 오해를 푸는 데에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의 역할이 컸다. 앞서 강훈식 비서실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실세’로도 알려진 수지 와일스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과 사상 최초로 양국 비서실장 사이의 ‘핫라인’을 구축했다. 강 비서실장은 와일스 비서실장과의 회동을 위해 약 2주 동안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담에서 이례적으로 순방에 동행했던 강훈식 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SNS 글이 올라오고 약 1시간이 지났을 무렵, 와일스 비서실장과 40분간 면담을 가졌다. 당시 강훈식 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확한 사실 관계를 다시 보고해 달라”라고 요청했다.
26일 새벽, 약 1시간 차이로 엇갈린 같은 커뮤니티 반응. ⓒ온라인 커뮤니티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숙청’이라는 표현이 담긴 글을 게재하자 여러 정계 인물들이 ‘기다렸다는 듯’ 서둘러 거들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나경원 의원, 주진우 의원 등 국민의힘 지도자급 인사들도 각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말을 얹었다.
‘트럼프 구원론’을 줄곧 주장해 오던 극우 커뮤니티에서도 폭발적인 반응과 기대감이 쏟아졌다. 그러나 한미정상회담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성공적으로 이뤄지자 “트럼프가 좌파였다”, “이재명에게 함께 중국에 가자고 제안하다니, 트럼프도 친중이었다”, “저 사람은 트럼프가 아니라 누군가 변장한 인물이다”, “트럼프를 FBI에 신고하자”, “트럼프가 우리를 버렸다” 등 실망의 목소리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