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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의 집에 침입해 흉기를 휘두른 남학생. 딸들을 지키기 위해 맨손으로 칼날을 잡은 엄마는 손가락이 잘렸다.

 ‘원주 세 모녀 흉기 피습 사건’ 피해자의 가족이 올린 청원이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국회 상임위원회 회부 요건을 충족했다. ⓒ연합뉴스
‘원주 세 모녀 흉기 피습 사건’ 피해자의 가족이 올린 청원이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국회 상임위원회 회부 요건을 충족했다. ⓒ연합뉴스

2026년 2월 9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미성년자 형사처벌 강화 촉구에 관한 청원’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이 글의 작성자는 이달 5일 발생한 ‘원주 세 모녀 흉기 피습 사건’ 피해자의 가족 김모 씨다.

사건 당일 오전 9시 12분께 16세 남성 A군은 강원도 원주 단구동의 한 아파트에 침입해 40대 어머니와 두 딸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딸들은 모두 10대로, A군은 큰 딸과 같은 중학교에 다니던 동창으로 밝혀졌다.

아파트 공동 현관문 비밀번호를 미리 알고 있던 A군은 세 모녀가 살고 있는 자택에서 기다리다가 어머니가 문을 여는 순간 집안에 침입해 범행을 저질렀다. A군으로부터 “동창이 창피를 주고 무시했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경찰은 조사가 끝난 뒤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피해자 가족인 청원인 김 씨는 “이 사건으로 저의 처제와 두 조카는 상상하기 어려운 중상을 입었다”라고 밝혔다. 김 씨에 따르면 어머니는 얼굴과 손을 칼로 수차례 찔리고 베여 성형수술이 불가피한 상태. 손의 인대와 신경도 심각하게 파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큰 딸 역시 얼굴, 오른팔 등에 중상을 입었고 작은 딸은 오른 손목의 인대와 신경이 크게 손상돼 향후 정상적인 손 사용이 가능할지 불투명한 상황에 놓였다.

김 씨는 “가해자는 흉기뿐 아니라 휴대전화와 주먹으로도 피해자들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결과 처제의 얼굴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훼손됐다”라고 덧붙였다. 피해자들이 모두 여성임을 강조한 김 씨는 “얼굴에 남게 될 칼자국은 단순한 신체적 상처를 넘어 평생 지워지지 않을 정신적·사회적 고통이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피해자 가족에 따르면 가해자 남학생은 과거 권투를 했던 전력이 있다. 김 씨는 “체격 또한 성인에 가까운 남성”이라며 “그러한 가해자가 흉기와 둔기를 사용해 여성들을 상대로 무차별적인 공격을 가한 행위는 명백히 살인의 고의가 인정될 수 있는 범죄라고 판단된다. 이는 결코 우발적 범행이나 단순 폭력이 아닌, 극도로 잔혹한 중대 강력 범죄”라고 지적했다.

현행법상 18세 미만은 사형이나 무기징역이 선고되지 않으며 유기징역의 상한도 15년으로 제한돼 있다. 김 씨는 “가해자가 미성년자라는 이유만으로 형벌이 대폭 감경된다면 이는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또 다른 폭력이 될 뿐”이라면서 촉법소년 및 미성년자 강력 범죄에 대한 분명한 기준과 실효성 있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다른 가족 B씨도 스레드에 글을 적어 세 모녀의 근황을 알렸다. B씨는 “외숙모는 목이 찔려 쓰러진 채로 딸들이 칼에 맞는 걸 보다가 기절했고 깨어났을 땐 병원이었다”라며 “어떤 진술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겠나”라고 울분을 토했다. 가해자 남학생이 건장한 체격임을 강조한 B씨는 “고의로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문이 열리자마자 외숙모의 목을 찔렀고 외숙모는 두 딸을 살리기 위해 칼날을 손으로 잡아 손가락이 잘렸다. 접합 수술은 했지만 신경이 끊어져 손가락을 구부릴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라고 덧붙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한편 김 씨가 올린 청원은 공개 사흘 만인 오늘(12일) 오후 7시 기준,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국회 상임위원회 회부 요건을 충족했다. 소관 상임위원회에 공식 회부될 경우 관련 법안 개정 등을 위한 본격적인 심사 절차를 밟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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