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외국인투자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대한민국이 최고의 투자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주가조작 엄단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같은 날 법원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으로 기소된 김건희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외국인투자기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은 검찰의 봐주기 수사 논란 속에서도 수많은 정황이 나온 사건이었지만 법원은 김씨의 범죄를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외국인투자기업 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의 투자처가 될 수 있도록 객관적인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대한민국 정부를 믿고 미래를 함께해달라”고 말했다. 외국인투자기업은 외국인투자촉진법상 외국인이 국내 법인·기업과 지속적인 경제관계를 위해 주식·지분을 소유하거나 일정 비율 이상 출자한 기업을 뜻한다.
이 대통령은 최근 코스피 지수의 상승세에도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여전히 ‘저평가’ 돼있다며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짚었다.
구체적으로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주주 중심의 합리적 기업지배구조 구축 △주가조작 엄벌 등 주식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 등을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더욱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이유로 꼽았다.
특히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과 관련해 “그동안 소위 주가조작 등으로 대한민국이 망신을 사는 일이 많았는데, 이제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며 “주식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겠다. 제가 그런 일을 하는 데에는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는 이날 오후 2시10분 시작된 자본시장법 위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씨에게 징역 1년8개월과 추진금 1281만5천 원을 선고하면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는 무죄로 판단했다. 김씨는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 사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해 8억1천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시민들이 28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김건희씨의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의 선고 공판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재판부는 김씨가 주가조작을 인지하고 방조했을 가능성은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주가를 직접 조작한 세력과 결탁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요컨대 김씨는 주가조작 세력과 ‘거래’만 했을 뿐이라는 취지다.
재판부는 “피고인(김건희)이 주가조작을 미필적으로 인식하고 이를 용인했을 여지는 없지 않다”며 “다만 시세조정 행위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해도 공동정범이 성립되려면 공범 사이의 의사결합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은 외부자, 즉 거래 상대방으로 취급됐기 때문에 시세조정 세력과 공모관계에 있지는 않았다”며 “시세조정 세력이 피고인을 공동정범으로 여기거나 함께 범행을 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2024년 10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한 관계자 9명을 기소하면서도 ‘전주’ 의혹을 받았던 김건희씨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법정에 출석한 김건희씨. ⓒ연합뉴스
그러나 김건희특검팀의 수사로 도이치모터스 1차 주가조작 당시 주포였던 이모씨가 김씨에게 송금한 4700만 원은 ‘손실보상금’ 성격이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한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김씨 사이의 통화 녹음파일 증거도 나왔다.
미래에셋증권 직원은 2010년 11월 김씨에게 “도이치모터스는 관리하니까 가격이 유지된 것”이라고 하자 김씨는 “도이치는 어쨌든 오늘 잘 들어가고 잘 산 거예요 그러면?”이라고 물었다.
김건희 특검팀은 이날 법원의 판결 직후 입장문을 통해 “금일 판결선고된 김건희씨에 대한 자본시장법위반, 정치자금법위반, 알선수재 무죄부분에 대한 법원의 공동정범 관련 판단, 정치자금 기부 관련 판단, 청탁 관련 판단 등은 법리적으로는 물론 상식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로서 도저히 수긍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은 박병언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어 법원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무죄 선고를 두고 “시세조종을 알고 있었고, 이를 말리지 않고 용인했음에도 다른 주가조작범들이 공범으로 취급해 준 바 없어 무죄라고 했다”며 “향후 국민들에게 작전주임을 알고 가담해도 죄가 되지 않는다는 기준을 제시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