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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의 리더십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실용주의’다.

취임 직후 과감한 군살 빼기로 그룹의 기초체력을 다진 양 회장의 실용주의가 2026년에는 인공지능(AI)을 입고 ‘성장’을 향한 새로운 진화를 시작하고 있다.

단순히 업무에 신기술을 도입한다는 차원을 넘어 돈을 버는 AI, 실질적 ‘AX(AI 전환)’를 이끌기 위해 양 회장은 이창권·조영서라는 ‘양 날개’를 활짝 펼쳤다. 그룹의 전략과 사업을 꿰뚫고 있는 두 사람을 전면에 배치해 AI를 통한 KB금융그룹의 성장을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자신의 경영 키워드인 '실용주의'와 'AI'를 접목하고 있다. ⓒ허프포스트코리아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자신의 경영 키워드인 '실용주의'와 'AI'를 접목하고 있다. ⓒ허프포스트코리아

◆ 군살 빼기에서 AI 확장으로, 양종희표 실용주의의 진화

양종희 회장의 ‘실용주의’ 노선은 2023년 취임 직후 단행한 고강도 쇄신에서부터 시작됐다.

양 회장은 지주사 조직을 기존 10개 부문에서 3개 부문으로 대폭 축소하고 임원 및 인력을 20% 이상 감축하는 등 조직 효율화에 집중했다. 그 결과 KB금융그룹은 2024년과 2025년 2년 연속 순이익 ‘5조 클럽’ 달성과 시가총액 50조 원 돌파라는 성과를 내며 실용주의 경영의 효용성을 숫자로 입증해냈다.

조직 효율화를 통해 KB금융그룹의 기초체력을 다진 양 회장은 2026년 경영의 방점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 바로 AI다. 

양 회장은 2026년 신년사에서 실제 자신의 모습이 아닌 AI 영상 기술로 구현된 모습으로 신년사를 진행하면서 AX를 향한 강력한 의지를 직접 보여줬다. 양 회장은 “AI라는 거대한 파도가 금융의 판을 바꿀 것”이라며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AI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근본적으로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의 한 관게자는 “양 회장은 외부에 비춰지는 자리에서만 AI를 외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룹 내에서 임직원들을 만나는 평범한 자리에서도 입버릇처럼 AX를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 ‘돈 버는 AI’에 방점, 현업 깊숙이 파고든다

KB금융이 추구하는 AI 전략의 핵심은 철저히 수익 창출과 직결된 ‘돈 버는 AI’다. 기술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여신 심사, 리스크 관리, 콜센터 등 업무 전 영역에 AI를 내재화해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을 1차적 목표로 삼고 있다.

양 회장의 ‘실용주의’ 노선과 AI가 결합하는 지점인 셈이다.

현업에서는 이미 가시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PB(프라이빗뱅커)와 RM(기업금융전담역)의 업무를 보조하는 ‘AI 에이전트’가 고객 분석과 포트폴리오 제안을 돕고 있으며, 서류 처리를 자동화하는 ‘AI OCR(광학문자인식)’ 기술이 20여 개 서비스에 적용돼 업무 속도를 높이고 있다.

KB금융은 이렇게 확보된 AI 역량을 바탕으로 젊은 층과 시니어, 중소법인 등 전략 고객군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 ‘믿을맨’ 이창권과 ‘전략가’ 조영서, 양종희의 AI 비상 이끈다

양 회장의 AI 구상을 실현할 ‘양 날개’로는 이창권 미래전략부문장과 조영서 지주 전략담당 부사장이 꼽힌다.

그룹 내에서 가장 신임 받는 경영자인 이창권 부문장이 조직의 중심을 잡고, AI·D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가인 조영서 부사장이 혁신의 디테일을 채우는 형태다.

KB금융은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지주 내에 AI·데이터·디지털혁신을 담당하는 'AI·DT추진본부'를 통할하는 '미래전략부문'을 신설했다.

초대 미래전략부문장은 KB국민카드 대표이사를 지낸 이창권 부문장이 맡았다. 이 부문장은 과거 지주에서 전략총괄(CSO), 글로벌전략총괄(CGSO)은 물론 디지털혁신부문장(CDO), IT총괄(CITO) 등을 두루 역임한 그룹 내 대표적 ‘전략·디지털통’으로 꼽힌다. 

특히 KB국민카드 대표이사로서 직접 회사를 경영하며 수익성을 관리해본 경험은 그가 단순한 기술 전문가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이 부문장이 조직을 장악하고 비즈니스를 지휘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면, 정교한 전략의 지도를 그리는 인물은 조영서 지주 전략담당 부사장이다.

국민은행에서 AI·DT추진그룹대표를 맡았던 조 부사장은 이번에 지주 전략담당으로 승진해 이동했다. 1971년생인 조 부사장은 서초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콜럼비아대에서 경영대학원(MBA) 과정을 마친 엘리트 관료 출신이다.

행정고시 37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원에서 4년여 동안 근무했으며 KB경영연구소장을 역임했다는 이력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조 부사장은 KB금융 내에서 ‘디지털 전문가’로 꼽힌다. KB국민은행 DT전략본부장과 지주 디지털플랫폼총괄(CDPO)을 함께 맡으면서 KB금융그룹의 ‘슈퍼 앱’ 전략을 진두지휘해 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룹의 싱크탱크와 디지털 혁신 실행 조직을 모두 경험한 인물이라는 뜻이다. 

KB금융그룹은 한 때 앱의 숫자가 너무 많아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었다. KB국민은행 관련 앱은 2020년 무려 20개가 넘었다. KB금융그룹은 이에 대한 이용자들의 지적을 수용해 ‘슈퍼 앱’ 전략을 추진했다. 결국 KB금융은 그 많던 KB국민은행의 앱들을 ‘KB스타뱅킹’ 단일 앱으로 통합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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