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 채플홀에서 열린 안성기의 영화인 영결식에서 장남 안다빈씨가 유족 대표로 단상에 올라 고인이 생전 어린 자신에게 남긴 편지를 읽었다.
안다빈씨는 "아버지는 다른 사람에게 누를 끼치는 일을 가장 경계하셨다. 따뜻한 사랑을 주신 많은 분들께 저희 가족이 보답해 드릴 수 있는 길이 이렇게 몇 마디 감사 인사라는 현실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라며 "아버지는 천국에서도 영화만을 생각하고, 맡은 배역의 연기를 열심히 준비하며 영화인의 직업 정신을 지켜갈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해당 편지를 영결식에서 읽는 것이 고인과 합의된 일이 아니라 주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어렸을 때부터 신성한 곳으로 생각했던 아버지의 서재에서 제가 5살 무렵 써주신 오래된 편지를 발견했다”라며 “제가 5살쯤 유치원 과제로 그림을 그리면 아버지가 저에게 편지를 써주셨던 과제가 있었던 것 같다. 제게 쓰신 편지지만 이 내용이 모두에게 남기고 간 메시지인 것 같아 이 자리에 가져왔다"라고 했다.
안성기는 어린 안 씨에게 “다빈아, 네가 이 세상에 처음 태어나던 날 아빠를 꼭 빼닮은 주먹보다 작은 얼굴을 처음 봤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만큼 커서 의젓해진 너를 보면 아빠는 부러운 것이 없구나”라며 처음 아들을 안았을 때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네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아빠는 다빈이가 항상 겸손하고 정직하며 남을 사랑할 줄 아는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됐으면 한다. 일에는 최선을 다하고, 시간을 지킬 줄 알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편지 속 안성기는 “실패나 슬픔을 마음의 평화로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어떤 어려움 앞에서도 자신을 잃지 말고 도전해라. 무엇보다 남자는 야망과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한다. 끝까지 도전하면 네가 나아갈 길이 뭔지 보일 것이다. 내 아들 다빈아, 이 세상에 필요한 건 착한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라”라고 글을 맺었다.
안다빈씨는 고인이 남긴 편지를 읽던 중 북받쳐 말을 잇지 못했고, 영결식에 참석한 모두는 눈물을 흘렸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