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도 더 전이다. 대학 다니던 시절 대만에서 공차(Gong Cha)란 게 들어왔다. 난데없이 밀크티에 빠졌다. 연한 갈색의 밀크티 바닥엔 타피오카 펄이 풍성했다. 친구와 맛있게 먹던 기억이 아련하다.
몇 년 뒤엔 대왕 카스테라와 탕후루를 간판으로 내세운 상점이 눈에 띄었다. 호기심 가득하던 시절,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참새는 방앗간에 들렀고, 나는 카스테라와 탕후르를 탐했다.
‘아임도넛?(I’m donut?)’이 대만에서 선보인 생도넛 모습 ⓒ 아임도넛 인스타그램 갈무리
낯설었던 디저트, 대왕 카스테라와 탕후루의 구체적 연원은 알지 못했다. 다만 그들의 이름엔 중국 간체자와 다른 옛 한자가 따라 붙었다. 대만 간식의 매력을 얘기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세월은 가고, 그들의 인기는 시들하다. 그러나 혀에 남은 맛의 추억은 또렷하다.
최근 대만에서 대왕 카스테라와 탕후루에 이어서 생도넛(生甜甜圈)이 핵심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한다. 생도넛은 기존 도넛과 비교해 부드러운 식감과 풍부한 크림 충전감을 특징으로 하는 디저트다. 디저트를 하나의 '경험'으로 소비하려는 젊은 층의 수요와 맞물려 대만에서 빠르게 주목받고 있다.
사실 대만에서 현재 불고 있는 생도넛 열풍은 일본의 생도넛(Nama Donut)에서 유래한 트렌드다. 여기서 '생(生)'은 익히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라 일본 디저트 업계에서 통용되는 '촉촉함'과 '입안에서 녹는 식감'을 상징하는 표현이다.
생도넛은 수분함량이 높은 브리오슈 반죽을 저온에서 숙성 및 발효한 뒤 고온에서 짧게 튀겨 수분을 가두는 공법으로 제조된다고 한다. 이를 통해 이른바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떡처럼 쫄깃하고 촉촉한)'의 식감을 구현한다.
일본 제과업체 아임도넛(I'm donut?)은 2025년 7월 타이베이에 아시아 최초로 해외매장을 오픈했다. 단순히 일본에서 인기있는 메뉴를 그대로 선보이지 않고 대만을 겨냥한 현지화 전략에 힘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아임도넛은 대만의 대표 간식인 ‘과바오(刈包)’를 도넛으로 재해석한 ‘초대만(超台灣)’을 비롯해 ‘바나나 밀크티’, ‘과일 파르페’ 등 현지 식문화와 SNS 트렌드를 반영한 ‘대만 한정 맛’을 선보이며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생도넛 양반, 우리나라엔 언제 상륙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