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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시장 둔화로 수익성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하이트진로가 14년 만에 대표이사를 교체하며 경영 기조 전환에 나섰다. 같은 시장 환경 속에서도 롯데칠성음료가 대표이사를 유임한 것과 대비되는 선택이다.

장인섭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부사장의 선임을 두고 실적 부진 상황에서 하이트진로가 조직 안정을 우선하고 있다는 업계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장인섭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부사장의 선임을 두고 실적 부진 상황에서 하이트진로가 조직 안정을 우선하고 있다는 업계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하이트진로는 최근 장인섭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장 대표는 1995년 입사해 30년 가까이 하이트진로에서 일해온 내부 출신 인사다. 업계에서는 외부 인사 영입이나 급격한 세대교체 대신 내부 출신 대표를 전면에 내세운 점에 주목한다. 실적 둔화 국면에서 새로운 전략을 제시하기보다 조직을 재정비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는 판단이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특히 장 대표가 관리와 재무, 운영 전반을 경험한 '관리형 리더'라는 점도 이번 인사의 특징으로 꼽힌다. 하이트진로는 그동안 외형 성장과 시장 확대를 핵심 전략으로 삼으며 영업·현장 경험이 강한 인물을 전면에 배치해왔다. 그러나 이번 대표 교체를 통해 실적 둔화 국면에서 공격적 확장 전략을 잠시 멈추고 비용 구조와 운영 효율을 점검하는 방향으로 기조를 전환한 셈이다.

다른 부문 임원인사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드러난다. 하이트진로는 관리·영업·생산 등 운영의 핵심 축을 동시에 손봤다. 관리부문에 박기웅 상무보, 영업부문에 하재헌 상무보, 생산부문에 김동우 상무보를 각각 선임했다. 비용 통제와 현장 실행력, 공급·원가 관리 등 기초 운영 체계를 정비하는 데 초점을 맞춘 인사다.

하이트진로의 인사 배경에는 녹록치 않은 실적 환경이 자리하고 있다.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은 1조9289억 원, 영업이익은 1816억 원으로 2024년 3분기보다 각각 2.2%, 2.8% 감소했다. 전체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맥주 부문 누적 매출은 6083억 원으로 1년 전보다 5.6% 줄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하이트진로의 2025년 연간 매출을 2조5642억 원으로, 2024년보다 1.3%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의 2025년 연간 매출이 역성장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와 대비되는 행보를 보이는 곳이 롯데칠성음료다. 롯데그룹은 최근 연공서열 중심의 보수적 인사체계를 탈피하고 성과와 직무가치를 기준으로 보상과 승진을 결정하는 '성과중심' 인사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올해 그룹 부회장단 대부분이 현직에서 물러나는 등 대대적 인사 변화가 이뤄졌다.

그럼에도 롯데칠성음료는 박윤기 대표이사 부사장을 유임했다. 그룹 차원의 인사 쇄신 기조 속에서도 주류·음료 사업을 이끌어온 현 경영진의 성과와 전략 연속성을 인정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 대표는 2020년 대표이사에 발탁된 뒤 제로음료와 소주 브랜드 새로 출시, 해외법인 실적 확대 등에서 의미있는 성적을 냈다. 그가 재임하던 2024년 롯데칠성음료 연결기준 매출은 4조 원을 넘어섰다. 

다만 롯데칠성음료 역시 주류 시장 둔화의 영향을 피하지는 못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2025년 3분기 누적 매출은 5753억 원으로 2024년 3분기보다 7.4% 감소했다. 특히 맥주 부문은 2025년 3분기 누적 매출이 416억 원으로 38.6% 급감했다. 롯데칠성은 맥주 사업 부진 여파로 올해 ‘크러시’와 ‘클라우드 생맥주(KEG)’ 운영 철수를 결정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창사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인력 효율화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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