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정년연장 논의가 해를 넘겼다. 당초 더불어민주당은 2025년 안으로 법안을 추진하려고 했으나 통일교 특검과 쿠팡 정보유출문제 등 다른 정치현안에 밀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과제로 제시한 정년연장 방안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가 '임금 문제'와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논점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인 2025년 2월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회복과 성장'을 주제로 제422회 국회(임시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 뉴스1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년 연장과 관련해서는 크게 3가지 방안이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각 방안은 법정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단계적으로 연장하되, 완료시점과 연장속도에서 차이를 두고 있다.
구체적으로 각 방안은 65세 법정 정년연장의 완성시점을 △2036년 △2039년 △2041년으로 각각 설정해 단계적으로 늘리면서 65세가 되기 전 정년을 맞이할 사람들을 퇴직 뒤 1~2년간 다시 고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노동계는 법정 정년연장이 마무리되는 시점이 너무 늦다는 점을 이유로, 경영계는 정년연장 자체가 기업에 재무적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합의를 이루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3개의 방안 가운데 법정 정년연장을 2039년에 완성하는 절충안이 유력하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연구원은 최근 정책브리핑에서 "쟁점을 검토하면 2039년을 정년연장 마무리시점으로 잡는 혼합연장 방안이 가장 균형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기반으로 노동계와 경영계를 비롯한 사회적 합의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고 봤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후보로서 2025년 5월 사회관계망서비스 페이스북에 정년연장을 포함한 노동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뒤 고용노동부는 2025년 9월 정년연장과 주4.5일제 도입, 산재보험 적용확대 등을 포함한 노동정책 개편안을 국정과제로 확정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구상인 정년연장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정치권과 노사 모두가 각기 다른 의견을 지니고 있어 의결단계마다 상당한 진통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 청년TF 위원장이 2025년 12월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출범식 및 제1차 회의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 뉴스1
특히 정년연장 논의는 임금문제와 신입사원 채용 등과 맞물려 있어 노동계와 경영계가 합의점을 찾아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먼저 정년연장 논의의 가장 뜨거운 쟁점은 임금 문제다.
민주당은 앞서 정년연장 대상자의 임금을 깎을 경우 현행 근로기준법이 요구하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서 이를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즉 정년연장에 따라 임금을 삭감할 경우 노조의 과반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절차를 '의견 청취' 정도로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노동계에서는 노동자에게 불이익이 되는 임금체계 개편에 대해서는 노동자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원칙이 훼손될 수 있어 합의에 이르기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경영계에서는 호봉제 중심으로 운영되는 기존 임금구조에서 정년을 65세로 연장할 경우 기업의 임금지급 부담이 급증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바라본다.
이와 관련해서는 '정년연장 논의'가 '청년 신규채용 감소'와 맞물리게 될 공산이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 노동시장이 호봉제 중심의 임금구조를 벗어나고 임금삭감이 용이해지면 기업입장에서는 경험이 풍부하고 숙달된 60대 근로자를 계속 고용하고 청년 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요지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미취업 청년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청년의 61.2%가 정년 65세 연장이 실현되면 '청년의 신규채용이 감소할 것'이라고 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영향없다'는 응답은 32,4%, '증가한다'는 응답은 6.4%로 조사됐다.
결국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과제로 제시한 정년연장 문제는 '사회적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수많은 진통이 예상된다. 임금체계 개편, 청년 일자리 보장, 세대 간 형평성이라는 복합적 난제를 안고 있는 정년연장 논의는 2026년 한 해를 뜨겁게 달굴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