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중학생들이 운전하던 전동 킥보드로부터 어린 딸을 보호하려다 크게 다친 30대 여성이 의식을 되찾았으나, 기억상실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KBS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월 18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서 2세 딸과 인도를 걷다 킥보드에 치인 30대 여성 A씨가 사고 엿새 만에 의식을 되찾았으나 기억을 잃었다.
당시 A씨는 여중생 2명이 탄 전동 킥보드가 빠른 속도로 돌진하자 2세 딸을 지키기 위해 몸으로 막아섰다가, 머리를 바닥에 강하게 부딪혀 다발성 두개골 골절로 중태에 빠졌다.
사고 이후 A씨의 가족의 일상은 무너졌다. 남편 B씨는 “뇌가 이미 손상돼 흔히 드라마에서 보는 기억 상실과 비슷한 상황”이라며 “(아내는) 아이들에 대한 감정도 없다”고 호소했다. 또한 “아이들이 밤마다 발작하듯 울고 공격적인 모습까지 보인다”며 “엄마가 없어서 그런 건지, 사고로 인한 트라우마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인도를 걷고 있던 30대 여성과 2세 딸. ⓒKBS 뉴스
사고를 낸 중학생들은 현재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상과 도로교통법상 무면허 운전 혐의로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면허를 소지하지 않은 채 1인 탑승 원칙을 어기고 전동 킥보드를 몬 것으로 조사됐다. 도로교통법상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는 원동기 면허 이상을 소지한 만 16세 이상만 이용할 수 있다. 이들은 만 14세 이상으로 형사처벌 대상에 해당하지만, 미성년자에 보험에도 가입돼 있지 않아 실질적인 피해 보상이 어려운 상황이다.
B씨는 “한 달에 (병원비만) 몇천만 원 정도 비용이 들어가는데, 상대방은 무보험에 무면허에 미성년자라서 아무런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현행법상 피해자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는 것 같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전동 킥보드 대여 업체에도 책임을 묻기로 했다. 경찰은 지난 11일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 운전 방조) 혐의로 킥보드 대여 업체 담당 책임자 C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또한 행위자와 함께 법인도 처벌하는 양벌 규정에 따라 해당 업체 법인도 입건한 상태다.
경찰은 C씨와 해당 업체가 중학생들의 면허 소지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전동 킥보드를 대여했다고 보고 이 같은 혐의를 적용했다. 그간 국내에서 무면허 운전 방조죄로 처벌된 킥보드 대여 업체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