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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이사(왼쪽)와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가 5월12일 서울 강서구 제주항공 서울지사에서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제주항공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이사(왼쪽)와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가 5월12일 서울 강서구 제주항공 서울지사에서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제주항공

신한금융지주가 이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그동안 신한금융그룹의 2+1 임기 관행을 깨고 이미 3년 동안 신한EZ손해보험을 이끌었던 강병관 대표가 1년의 임기를 더 부여받은 것이다.

외형적 성과만 놓고 보면 강 사장의 재신임은 의아한 지점이 많다. 신한EZ손보는 출범 이후 단 한 차례도 흑자를 내지 못했으며, 2022년 150억 원, 2023년 78억 원, 2024년 174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3분기 누적 적자는 272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 누적 적자보다 거의 2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그룹 수익성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강 사장을 다시 신임한 배경에는 '질적 성장'이라는 경영철학이 자리잡고 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최근 열린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최고경영진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에서 ‘절대적 이익’보다 ‘성과의 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익계산서 중심의 성과 측정이 아니라, 그 성과가 어떤 매커니즘에서 발생했는지를 자세하게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신한금융지주 자경위는 강 사장을 최종 후보로 추천하면서 “2022년부터 회사를 이끌어 온 강병관 사장이 안정적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 회장과 신한금융그룹은 강 사장이 지난 3년 동안 기록한 적자가 디지털 손해보험사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전환의 일환이었다고 판단한 셈이다.

◆ 디지털 손보 성공 해낼 수 있는  인물, 보험과 디지털 다 잡은 전문가 

강병관 사장의 경력은 신한EZ손보의 '디지털' 정체성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1977년생인 강 사장은 포항공과대학교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뉴욕대에서 수학 석사를 취득한 프로그래머 출신이다. 카페24 등 스타트업에서 IT 솔루션 개발 경험을 쌓았다.

강 사장이 보험업계에 발을 들인 것은 2006년 삼성화재에 입사하면서부터다. 강 사장은 삼성화재에서 광범위한 보험업 경험을 쌓았는데, 그 가운데 가장 특기할만한 경력은 바로 삼성화재에서 디지털 전문 손해보험사 설립 프로젝트를 주도하면서 국내의 카카오, 중국의 텐센트 등 국내외 플랫폼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추진했던 것이다.

신한금융그룹이 2022년 신한EZ손보를 출범시키면서 당시 45세였던 강 사장을 보험 업계 최연소 CEO로 내정한 것은, 지금까지 성공 사례가 없는 '디지털 손보사'라는 미개척 영역에 도전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판단했기 때문인 것이다.

◆ 강병관의 전략전환, 디지털 손보 모델 한계 넘어선다

하지만 신한EZ손해보험은 출범 이후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운전자보험(단기, 소액), 상해보험(일회성) 등 단기·소액상품 중심의 포트폴리오라는 디지털 손해보험사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단기 상품은 수익성이 낮을 뿐 아니라 손해율 관리가 어렵다. 특히 최근 자동차보험 시장의 저가 경쟁이 심화되면서 적자 구조가 고착화됐다.

강 사장은 출범 1년만인 2023년, 신한EZ보험의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꿨다. 디지털 손해보험사라는 정체성을 잠시 내려놓고 수익 기반을 다질 수 있는 장기보험 포트폴리오 확대에 집중하는 것으로 전략을 전환했다. 

신한EZ손해보험은 2023년 건강보험 판매를 시작으로, 2024년 3분기 4세대 실손의료보험 출시, 2024년 하반기 암보험 출시 등 상품 구조를 다변화하기 시작했다. 또한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을 본격적으로 개척하고 신한라이프생명보험 대면 조직과 협력을 강화하는 등 대면영업 채널도 확대했다.

◆ 데이터 기반 혁신은 지속, '가성비 상품'으로 돌파구

장기보험 중심으로 수익 기반을 다지면서도 강 사장은 디지털 혁신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다. 

신한EZ손해보험은 올해 11월 디지털 생활보험 플랫폼 '신한 SOL EZ손보'를 전면 리뉴얼하면서 디지털 플랫폼에 걸음 수를 기반으로 건강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쏠walk', 운전 습관 기반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쏠Drive', 그리고 소셜커머스 기능을 추가한 '보험 선물하기' 등의 기능을 추가했다. 

장기보험으로 수익성 개선을 추구하면서 데이터·디지털 기반의 '가성비 상품'을 통해 고객 확보를 지속하겠다는 강 사장의 전략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다.

◆ 신한EZ손보가 보여줄 신한금융 질적 성장 전략의 성패, 2026년이 갈림길

진옥동 회장은 신한금융지주 회장 최종 후보로 추천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회사 인사도 질적 성장을 어떻게 이뤄낼지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 실적 개선을 요구하기보다 구조적 안정성과 중장기 경쟁력 확보에 방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이 '질적 성장' 철학이 실제로 작동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보고 있다.

신한EZ손해보험이 수년째 적자를 내고 있는 것이 ‘체질 개선’에 힘쓰는 과정이라는 것, 근본적 체질 개선을 위해 단기적 실적 하락은 어느정도 감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제시한 셈이다. 

다만 이제 강 사장의 취임 이후, 그리고 신한EZ손해보험의 출범 이후 흘러간 시간이 만 4년을 향해 가고 있는 만큼, 흑자전환까지는 아니더라도 가시적 실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강 사장과 마찬가지로 임기 도중 계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연임에 성공한 배성완 하나손해보험 대표가 2027년을 흑자전환의 해로 선언한 것처럼, 시간이 걸리더라도 실적 개선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2026년은 신한EZ손해보험이 신한금융지주 '질적 성장' 전략의 성공적 사례가 될 수 있을지 판가름나는 해가 될 것”이라며 “하나손해보험이 흑자 전환의 시점을 못박은만큼 강 사장이 받는 압박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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