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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KT 대표이사는 경영 슬로건 ‘AICT Company’를 내세워 전임 구현모 전 KT 대표이사의 슬로건 ‘디지코’와 차별화했다. ⓒKT
김영섭 KT 대표이사는 경영 슬로건 ‘AICT Company’를 내세워 전임 구현모 전 KT 대표이사의 슬로건 ‘디지코’와 차별화했다. ⓒKT

KT만큼 대표이사의 변동이 대외적으로 잘 드러나는 기업도 없다. 대표이사가 바뀌면서 생긴 경영 방침의 변화를 기업 슬로건이 드러내고 이것이 광고에 반영돼 대중에게도 알려지기 때문이다. 

KT의 경영 방침이자 슬로건이었던 ‘olleh KT’가 대중에게도 친숙한 브랜드처럼 각인되었던 것이 대표적 사례다. 

민영화 이후 KT를 거친 대표이사는 모두 ‘olleh’ 같은 자신만의 슬로건을 하나씩 내세웠다 

김영섭 KT 대표이사도 전임 구현모 전 KT 대표이사 후임으로 선임됐을 때 경영 슬로건 ‘AICT Company’를 만들어냈다.

◆ ‘디지코(DIGICO)’에서 ‘AICT(에이아이씨티)’ KT로

‘AICT’란 인공지능(AI)과 정보기술(ICT)을 합친 것으로 AI의 중요성을 이전보다 더 강조하겠다는 의미로 만든 것이다.

김 대표는 새 슬로건 ‘AICT’ 기존 KT 경영 기조와 크게 차이나는 것은 아니라고 했으나 사실상 이전 경영과의 단절을 선언하고 자신의 인장을 새기기 시작한 것이나 다름없다. 

디지털 플랫폼 기업이라는 뜻의 디지코는 ‘Digital Platform Company’의 줄임말이다. AI와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바탕으로 통신을 넘어선 종합 디지털 플랫폼 기업이 되겠다는 뜻을 담았다. 

디지코가 ‘종합’을 지향했다면 AICT는 방점을 AI 하나에 찍어 방향성을 달리했다.

이에 따라 김 대표 바로 이전 구 전 대표 시절 슬로건이었던 ‘디지코(DIGICO)’ 전략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광고와 ESG보고서, 주주총회에서 마치 새로운 브랜드명처럼 등장하던 ‘디지코 KT’가 한꺼번에 사라졌다. 

◆ 성공한 ‘olleh’도 과감히 ‘GiGAtopia(기가토피아)’로

이는 KT 대표이사가 바뀔 때마다 패턴처럼 반복돼왔던 현상이다. 구 전 대표 이전 황창규 전 대표의 슬로건 ‘GiGAtopia’도 새 대표이사가 오면서 말끔히 자취를 감췄다. 

‘GiGAtopia’는 ‘GiGA’와 ‘utopia’의 합성어로 당시 기가급 초고속 인터넷망 기술이 퍼지고 있을 때 KT가 네트워크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걸 없애고 구 전 대표가 내세웠던 슬로건이 앞에서 이야기했던 ‘디지코’다.

KT 슬로건 가운데 가장 성공적이었던 건 이석채 전 대표 시절의 ‘olleh’다. 

당시 이 전 대표는 경영 방침을 ‘올레경영’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자신의 슬로건을 곳곳에서 부각시키려 노력했다. 경영 슬로건이 거의 브랜드 개편 수준의 효과를 거둔 사례다. 

◆ 대표 수명 주기와 일치하는 KT 슬로건 교체 주기

대표이사의 수명을 따르게 되는 KT 슬로건 평균 수명은 자연히 길지 않다. 2002년 민영화 이후 연임에 성공한 KT 대표이사가 황 전 대표 1명뿐이다. 대부분 2, 3년 주기로 교체됐다.

일반 기업 역시 CEO가 자주 교체되는 경우는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이 경영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오너의 존재 때문이다. 오너의 경영 방침에 따라 CEO 인사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CEO가 교체되더라도 경영 방향은 크게 변하지 않는 구조다.

하지만 KT는 특정한 오너가 존재하지 않는 국민기업이다. 기간통신사업자로서 일반 기업보다 강한 공공성을 띤다. 이 두 가지 특수성은 그간 KT가 정치권과 최대주주(현대차, 국민연금 등)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요인이기도 하다. 

◆ 잦은 슬로건 교체, “사업 연속성 흔들 정도는 아냐”

다만 슬로건의 교체가 사업 자체의 연속성을 흔드는 수준은 아니라는 얘기도 나온다. 

슬로건을 바꾼다고 해서 하던 사업을 접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디지코와 AICT는 똑같이 AI 사업을 강조한다는 연속성이 있다. 초고속 네트워크 통신망을 내세운 ‘GiGAtopia’의 강조점도 현재 6G사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대표이사와 별개로 사업별 연속성을 이어나갈 수 있게끔 조직을 운영한다”며 “대표이사가 바뀐다고 해서 진행하던 사업이 엎어질 정도의 기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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