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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선포 직후, 대통령실은 어땠을까. 그날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담긴 CCTV가 공개됐다.

계엄 당일 대통령실 대접견실 CCTV. ⓒ유튜브 채널 ‘JTBC News’
계엄 당일 대통령실 대접견실 CCTV. ⓒ유튜브 채널 ‘JTBC News’

2025년 10월 13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진관)는 내란 우두머리 방조,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 혐의로 기소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한 2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는 비상계엄이 선포됐던 작년 12월 3일, 국무회의가 열린 대통령실 대접견실 폐쇄회로(CC)TV 영상이 재생됐다.

영상 증거조사에 앞서 대통령 경호처는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에 공문을 보냈다. 재판부는 “대통령실 CCTV 중계에 동의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라며 중계를 허가했고, 특검 측은 “전부 다 증거조사를 한다면 전체 시간이 32시간 정도 걸린다”라며 범법 및 공소 사실과 관련된 중요한 부분을 PPT에 내용별로 편집해 재생하는 방식으로 증거조사를 진행했다.

법정에서 재생된 영상은 대통령실 대접견실과 대접견실 앞 복도를 촬영한 영상, 주로 지난해 12월 3일 오후 8시 15분께부터 오후 11시 5분쯤까지의 모습이 담겼다. CCTV에는 당일 오후 8시 40분쯤, 한덕수 전 총리가 대통령 집무실에 들어가기 전 대접견실에서 김영호 전 통일부 장관과 대화하는 모습도 포함됐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계엄을 선포하려는 것 같다’라는 대화를 했다”라며 한덕수 전 총리가 이미 계엄 선포 계획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봤다.

윤석열이 최상목에게 문건을 교부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한덕수. ⓒ유튜브 채널 ‘JTBC News’
윤석열이 최상목에게 문건을 교부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한덕수. ⓒ유튜브 채널 ‘JTBC News’

오후 9시경에는 한덕수 전 총리가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과 대접견실에 입장했다. 한덕수 전 총리의 손에는 문건이 들려있었고, 국무위원들과 자리에 앉아 함께 이를 살펴보기도 했다. 특검팀은 “한 전 총리가 대통령 집무실에서 최소 두 종류의 문건을 들고나왔다”라며 “이는 포고령과 특별 지시 문건 등”이라고 짚었다.

CCTV 속, 여러 차례 대접견실에 드나들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오후 9시 14분쯤 오른손 손가락 4개를 펼치면서 한덕수 전 총리에게 무언가를 말했다. 특검팀은 이를 두고 “의사정족수 4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를 표시한 것”이라며 “한덕수 전 총리와 김용현 전 장관이 의사정족수 4명을 채우기 위해 긴밀히 협의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몇 분 지난 35분께에는 대접견실에 앉아 있는 한덕수 전 총리가 누군가에게 전화를 거는 모습이 재생됐다. 특검팀은 “정족수를 채우려고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독촉 전화를 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직전이었던 밤 10시 18분에는 윤 전 대통령이 국무위원들을 상대로 설명하는 모습이 녹화됐다. 특검팀은 이 부분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를 설명했다고 봤다. 그러면서 “한덕수 전 총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라고 부연했다. 10시 32분쯤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에게 문건을 건네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단둘이 대접견실에 남은 한덕수와 이상민. ⓒ유튜브 채널 ‘JTBC News’
비상계엄 선포 직후, 단둘이 대접견실에 남은 한덕수와 이상민. ⓒ유튜브 채널 ‘JTBC News’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11시 4분께, 대접견실에는 한덕수 전 총리와 이상민 전 장관 단둘이 남았다. 약 16분에 걸쳐 협의를 하던 두 사람은 문건을 주고받고 특정 부분을 가리키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특검팀은 이 시간에 한 전 총리와 이 전 장관이 국회 및 민주당사 봉쇄, 언론사 단전·단수 등을 협의했다고 주장했다. CCTV 영상엔 특정 부분을 가리킨 한덕수 전 총리가 바지 뒷주머니에 문건을 넣는 모습, 이상민 전 장관이 한덕수 전 총리를 바라보며 웃는 모습 등도 고스란히 담겼다.

비상계엄이 해제된 후 한덕수 전 총리는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들고 온 결재판을 보며 함께 논의했다. 특검팀은 “절차적 정당성을 보완하려 한 것”이라며 한덕수 전 총리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를 도우려 했다고 지적했다.

영상이 재생된 후 재판부는 한덕수 전 총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라고 물었다. “기억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라고 답한 한덕수 전 총리는 “변호인을 통해 의견서를 제출하겠다”라고 전했다. 재판장이 “비상계엄은 그 자체로 국민의 생명, 안전, 재산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 군인들이 무장한 상태로 투입된 상태에서 국무총리였던 피고인이 국민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나”라고 묻자 한 전 총리는 “전체적인 계획을 저로선 알지 못했다”라며 자신이 계엄 문제에 대해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한덕수 전 총리는 “대통령의 뜻에 따라 비상계엄이 선포됐으면 최대한 빨리 해제돼야 한다는 게 모든 국무위원 생각이었다”라고도 했다. 이에 재판장은 “그런 내용을 질문한 게 아니고 국민들이 무장한 군인과 대치한 상황에서 어떠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했는지 물은 것”이라고 했고, 한 전 총리는 “국무위원으로서 주어진 회의를 통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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