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방송된 KBS2 ‘다큐멘터리 3일 특별판 - 어바웃 타임: 10년 전으로의 여행 72시간’(이하 ‘다큐 3일’)에서 10년 전 대학생 2명과 제작진의 재회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2015년 당시 이지원 촬영 감독은 '다큐 3일'을 촬영하다가 안동역에서 기차 여행 중이던 대학생 김유리, 안혜연 씨를 만나 인터뷰를 했다. 이들은 당시 "10년 뒤 다시 만나자"며 미래에 만나기로 약속했다. 10년이 흘러 해당 날짜가 다가오자, 과거 이 영상이 '끌올'되면서 누리꾼들의 관심이 쏠렸다.
2015년 당시 10년 후를 약속한 대학생 둘과 제작진. ⓒKBS
이 재회가 뜬금없이 성사된 것이 아니다. 시작은 2022년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해당 영상의 당사자인 듯한 누리꾼의 댓글이 달렸다. "진공 포장된 제 스물한 살이 여기에 있네요. 3년 후 안동역에서 뵈어요"라고 말해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다. 이 감독도 이에 "10년 전 약속한 그날이 오고 있다"라며 안동역에 나가겠다고 알렸다.
결국 올 것 같지 않았던 2025년. 제작진은 '다큐3일 '특별 편성 소식과 함께 안동역으로 약속을 지키러 떠나겠다고 밝혔다. 유튜브 등 각종 SNS에서도 10년 전 약속이 담긴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모두의 관심이 쏠렸다. 제작진이 설레는 마음으로 떠났지만 ,아쉽게도 안동역은 이미 폐역이 되어 문화시설로 활용되고 있었다.
폭발물 협박에도 지켜진 약속. ⓒKBS
그럼에도 이날 제작진은 라이브 방송으로 안동역 현장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던 중 '안동역 광장에 폭발물을 터뜨리겠다"는 댓글이 채팅장에 올라와 촬영이 급하게 중단됐다. 경찰이 긴급 출동해 시민들을 대피시켰고, 촬영은 무산되는 듯 싶었다.
하지만 약속 시간인 오전 7시 48분 한 여성이 제작진에게 다가왔다. 그는 10년 전 약속의 당사자인 '김유리' 씨였다. 제작진은 김유리 씨 요청에 따라 카메라를 모두 껐다고. 대신 엄지를 치켜세운 사진으로 만남의 현장을 남겼다.
김유리 씨는 7시 48분의 약속을 계속 기억하고 있었다고 전해 감동을 안겼다. 이 감독은 "첫마디는 '잘 살았어요?'였다. 잘 살아줘서 기쁘다고 서로 나눴던 것 같다. 계속 기억하고 있었다고 하더라. 가면 갈수록 약속이라는 게 더 무거워졌다고 그래서 그 친구나 저나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고 생각했다. 스스로 낭만을 지켰으니 뿌듯하지 않을까"라며 뭉클함을 자아냈다.
약속을 잊지 않았다는 안혜연 씨. ⓒKBS
10년 전 대학생 중 한 명인 김유리 씨는 약속에 나왔다. 하지만 나머지 한 명인 안혜연 씨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지금도 잘 살고 있을까.
다행히도, 안혜연 씨는 8월 15일 전날 제작진에게 먼저 말을 걸어왔다. 그는 "잘 지내셨나요? 전 사실 해외에서 생활하며 일로 바빠 한국에 나가지 못했습니다. 10년 전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때 소중한 기억은 늘 마음에 간직하고 있어요"라며 진심을 전했다.
안동역 폭발물 협박 등 난관 속에서도 10년 전 약속을 지켜낸 제작진과 김유리 씨에게 "낭만 그 자체다". "다큐 3일 이참에 다시 방송해 줘요", "해와에서 생활하느라 나오지 못한 것도 현실적이라 좋다" 등 누리꾼들의 반응이 쏟아졌다. 10년 전 스무 살을 함께 한 친구와의 약속, 그리고 10년 전 풋풋했던 스무 살의 모습을 남겨줬던 '다큐 3일' 제작진과의 만남은 낭만을 지키며 훈훈하게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