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 시인이자 독립투사였던 이육사 시인. 그가 4살 딸과 헤어지기 전 마지막으로 건넨 작별 인사는 가슴에 사무치는 먹먹함이었다. 13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무장 투쟁으로 17번의 옥고를 치른 독립투사 이육사 시인의 딸 이옥비 여사가 출연했다.
1925년 무려 21살 나이에 독립운동을 시작했다는 이육사 시인. 본명은 이원록으로, 이육사는 수인번호 ‘264’에서 따온 필명이었다. 그러나 비밀요원으로 활동하던 중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 출신임이 밝혀졌고, 그 뒤로 잔혹한 고문이 자행됐다. 그는 반복된 옥살이로 건강이 악화되자 총 대신, 독립에 대한 강한 염원이 담긴 시를 쓰기 시작했다. 또한 그 시기 중국을 오가며 군자금 조달 임무를 수행했다.
21살 나이에 독립운동을 시작한 이육사 시인.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제사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가던 중 체포된 이육사 시인.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이육사 시인은 광복을 한 해 앞둔 1944년 1월 16일, 마흔 살의 나이로 북경의 감옥에서 순국했다. 이옥비 여사가 4살 때였다. 그는 아버지가 붙잡힌 순간에 대해 “아버지가 어머니와 큰형의 제사를 위해 만주에서 돌아오셨다. 그러다 제사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가는 중 체포됐고, 무기 밀반입 혐의로 북경으로 압송됐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그는 “끌려가는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청량리역에서 기다렸는데, 아버지의 모습이 굉장히 충격이었다”면서 “아버지가 용수를 쓰고 있었는데, 실밥이 듬성듬성했던 게 지금도 기억난다. 눈 있는 데는 구멍이 2개 나고, 입 있는 데는 구멍이 3개 나 있었다. 손에는 포승줄이 감겨 있고, 발에는 쇠고랑을 차고 있었다. 너무 놀라서 몸이 벌벌 떨리더라”고 털어놨다.
아버지의 모습은 어린 딸에게 큰 충격이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먹먹한 그 말 "아빠 다녀오마."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광복을 한 해 앞두고 북경 감옥에서 순국한 이육사 시인.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기차가 출발할 시간이 되자 이육사 시인은 딸에게 한 발자국 다가오더니 “아빠 다녀오마”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고. 그는 “나는 그 말은 기억이 안 난다. 아버지 모습이 너무 두렵고 떨렸다. 그런데 어머니가 늘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라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집은 부자가 아니었고 가난했다. 그런데 아버지가 그렇게 돌아가실 줄 아셨는지, 화신백화점에 가서 자주색 벨벳으로 된 투피스와 핑크색 모자, 검은색 가죽 구두를 사오셨더라. 딸의 사이즈를 정확히 몰라서 굉장히 큰 걸 사오셨다. 그걸 아버지 돌아가시고 6살 때까지 입었다. 그리고 독사진을 찍어서 가족들에게 나눠줬는데, 그 사진이 영정사진이 됐다”라고 아버지의 마지막을 기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