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총으로 쏜 60대 남성. ⓒ유튜브 채널 ‘KBS News’ / 유튜브 채널 ‘MBCNEWS’
2025년 7월 20일 오후 9시 31분께,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한 아파트 단지에서 신고가 접수됐다.
시아버지가 제 남편을 쐈어요.
사건 당시 투입된 경찰과 사고 현장. ⓒ유튜브 채널 ‘MBCNEWS’ / 온라인 커뮤니티
현장에 쓰러져 있던 30대 남성은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심정지 상태에 빠진 뒤 결국 숨을 거뒀다. 사망한 남성은 아들, 총을 쏜 60대 남성은 그의 아버지다. 특공대를 투입한 경찰은 총을 쏘고 달아난 60대 남성 A씨를 익일 오전 0시 20분쯤, 약 3시간 만에 서울에서 긴급체포했다.
A씨가 총을 쏜 이날은 자신의 생일로 알려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아들이 열어준 생일잔치에서 A씨는 “편의점에 다녀오겠다”라며 아들 내외 집을 나간 후 돌아와 사제 총기로 아들을 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시, 그 자리에는 아들 부부와 2명의 손주, 1명의 지인이 있었다.
자택 앞과 엘리베이터 바닥에는 혈흔이 남았다. 한 아파트 주민은 “갑자기 ‘쾅’ 하는 소리가 났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한국에서 총기 사고가 나다니 믿을 수 없다”라고 말한 이 주민은 “엘리베이터 아래에 피가 잔뜩 있었다. 아직도 손이 떨린다”라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A씨의 자택 현관 앞. ⓒ뉴스1
A씨로부터 “사제 폭탄이 낮 12시에 터지도록 서울 도봉구 쌍문동 집에 설치해 두었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경찰은 이날 새벽 폭발물 제거 작업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소방대원들은 인터폰 호출로 아파트 주민들을 깨워 대피를 도왔다. A씨의 자택에서는 신나 14통, 타이머 등과 더불어 A씨가 제작한 걸로 추정되는 사제 폭발물이 발견됐다.
자고 있는데 경찰이 문을 두드려 잠옷 차림으로 나왔다는 한 70대 주민은 “걱정돼 잠도 못 자고 밤을 꼬박 샜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폭탄이 폭발하기 전에 발견돼 천만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린 그는 “자기 아들을 죽이고 폭탄까지 설치한 사람을 어떻게 벌줘야 하나”라고 덧붙였다.
A씨는 평소 조용히 다니며, 아파트 주민들과 별다른 접촉이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70대 주민은 “A씨가 관리비도 몇 년 동안 내지 않았다고 들었다”라고 전했다. 다른 이웃들도 A씨가 주민 반상회나 단톡방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60대 이웃은 “10년 이상 살았지만 A씨가 단톡방에서 투표 한 번 한 적이 없다. 인사를 나눈 적도 거의 없었다”라고 말했다.
총기사고가 일어난 송도 아파트. ⓒ뉴스1
이웃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A씨는 10여 년 전, 아내와 이혼하면서 70~80평대에 달하는 해당 아파트 8층에 입주했다. 당시 아들은 고등학생이었고, A씨는 이후 아들과도 떨어져 지냈다. 이웃들 사이에서는 “A씨 부자가 이전부터 최근까지 자주 다퉜다”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또 다른 주민은 “A씨가 잘 씻지도않았다”라며 “항상 연장을 들고 다녔다”라고 기억했다. 이 주민은 “손재주가 뛰어나다고 해 이웃들끼리는 ‘총도 만들 수 있는 거 아니냐’라고 가볍게 말했었는데 진짜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체격도 크고, 겉보기에 인상이 나쁘지도 않았는데 이런 일이 생길 줄은 몰랐다”라고 말한 70대 주민은 “아들네 집에 가서 자주 싸우고 아내하고도 매일 싸웠다더라”라고 소문을 전했다. 이어 그는 “A씨의 집만 유일하게 차가 없었는데, 4~5일 전 갑자기 차량을 끌고 들어와 주차 위치를물어봤다”라고 최근 대화 내용을 회상했다.
한편 경찰은 A씨의 차량에서 추가로 총기를 찾아냈다. 경찰에 따르면 차량 조수석과 트렁크에서는 범행에 사용한 사제 총기 2정 외에 9정의 총신이, 집에서는 사제 총기 총열로 추정되는 금속 재질 파이프 5~6개가 나왔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A씨를 상대로 총기, 폭발물 제작 경위와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