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적부심이 기각됐다. ‘아프다던’ 몸을 이끌고 1시간 이상 일찍 한 출석도 빛이 바랬다.
내란 특검팀을 이끌고 있는 조은석과 윤석열·모스 탄. ⓒ뉴스1
2025년 7월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2부(부장판사 류창성 정혜원 최보원)는 내란수괴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낸 구속적부심사 심문을 열었다.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외환 혐의를 수사 중인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에 의해 재구속됐다.
이날 구속적부심사는 오전 10시 15분부터 오후 4시 11분까지, 약 6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오후 12시 23분부터 약 1시간 동안 주어진 점심시간을 제외하면 총 4시간 50분에 걸친 심문이었다.
영장심사 출석 당시 윤석열. ⓒ뉴스1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계단 오를 힘도 없다”라며 내란 재판에 불출석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날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 20분가량 일찍 법정에 등장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오전 8시 20분께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에서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140장에 달하는 파워포인트(PPT) 자료를 준비해 온 윤석열 전 대통령은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증거 인멸 우려 등 특검이 구속영장에 적시한 내용에 대해 변론을 펼치며 석방의 필요성을 직접 피력했다.
서울구치소에서 받은 혈액 검사 결과지, 진단서 등도 제시했다. 간 수치가 약 320IU/L로 기록됐다고 밝힌 윤 전 대통령은 “구속 전 간 수치는 60IU/L 정도로 정상 범주에 있었는데, 구속 후 건강 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며 치솟았다”라고 토로했다. 어지럼증과 불면증도 겪고 있다고 전한 윤석열 전 대통령은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다”라며 건강 악화를 거듭 호소했다.
결정적인 구속 사유였던 증거인멸 우려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금 나를 위해 증거인멸을 해 줄 사람이 누가 있겠나”라며 “다들 자기 살 길을 찾고 있지, 나를 위해 유리한 진술을 해주는 사람은 없다”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본인의 처지를 한탄했다.
은평제일교회에서 열린 ‘모스 탄 대사 초청 간증 집회’에서 발언 중인 모스 탄. ⓒ뉴스1
내란 특검팀도 결정적인 한 방을 꺼냈다. 100장 분량의 PPT를 준비한 특검팀이 화면에 띄운 기사에는 모스 탄 미국 리버티대 교수(전 미국 국무부 국제형사사법대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접견을 시도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모스 탄 교수는 지난 16일 오후 4시 20분께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 전 대통령과 10분간 일반 접견을 하려 했으나 특검팀의 ‘피의자 접견 금지’ 결정으로 무산됐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무부 국제형사사법대사를 지낸 모스 탄(한국명 단현명) 교수는 한국계 미국인으로, 부정선거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음모론을 꾸준히 제기해 논란이 된 인물이다. 앞서 내란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언급하며 윤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을 상대로 과격한 행동을 선동해 폭력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굳은 표정의 윤석열. ⓒ뉴스1
화면에 모스 탄 교수에 대한 기사를 띄운 내란 특검팀은 “이런 식으로 사람을 선동하기 때문에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특검팀의 논리와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 측도 별다른 반박을 제기하지 않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 측과 내란 특검팀의 치열한 공방이 펼쳐진 가운데, 법원은 윤 전 대통령이 청구한 구속적부심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윤석열 전 대통령은 구속 상태를 유지한 채로 재판과 수사를 받아야 한다.
한편 모스 탄 교수는 이날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부정선거 척결 촉구 집회’에 참석해 또다시 입을 뗐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구속 유지’ 결정을 언급한 모스 탄 교수는 “애초에 감옥에 계실 분이 아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이런 자리에 나와 싸워야 한다”라는 발언으로 지지자들을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