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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2026년 북중미(미국·캐나다·멕시코) 월드컵 개막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제축구연맹(FIFA)을 향해 '축구공만 보지 말고 먼저 인권을 보라'는 축구 팬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FIFA 평화상' 받고도 이민자 단속 벌였다 : 2026 북중미 월드컵 '스포츠워싱' 수단 되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2025년 12월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케네디 센터에서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 본선 조 추첨식에서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으로부터 'FIFA 평화상'을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번 월드컵은 오는 6월11일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개국 16개 도시에서 막을 올린다. 전체 104경기 중 준결승과 결승을 포함한 78경기가 미국에서 열린다.

앞서 잔니 인판티노 회장이 이끄는 FIFA는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1회 'FIFA 평화상'을 수여해 논란을 빚었다. 이에 대해 리세 클라베네스 노르웨이축구협회장은 해당 상의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27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클라베네스 회장은 "이런 상을 수여하면 대개 매우 정치적으로 흐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5일 가디언은 미국 입국을 위해 최대 2000만 원(1만 5000달러)에 달하는 보증금이 사실상 입국 장벽이 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비자 보증금(Visa Bonds)은 일종의 보증금 제도로, 여행자가 비자 조건을 준수하고 정해진 기한 내에 미국을 떠날 경우 돌려받는 일시불 예치금이다.

이번 조치로 알제리, 카보베르데, 코트디부아르, 세네갈, 튀니지 등 아프리카 5개국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됐다. 1인당 평균 연 소득이 740만 원(약 5000달러)에 못 미치는 이들 국가 축구 팬들에게 수천만 원의 예치금은 사실상 '미국행 포기'를 강요하는 금전적 장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팬들은 고가의 경기 티켓과 폭등한 숙박비 외에도 비자 지연 및 이민단속국의 엄격한 감시 등 난관에 직면했다. 특히 선수단과 대회 관계자들에 대한 예외 적용 여부가 불투명하다. 본선 무대를 밟아야 하는 아프리카 선수단과 각국 축구협회 관계자들까지 입국 시 막대한 예치금을 내야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국제 인권 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27일 이번 월드컵 대회를 앞두고 미국의 인권 상황을 다시 상기시켰다. 공동 주최국인 미국의 강압적인 이민 정책과 언론 탄압이 국제 대회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비판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밍키 워든 글로벌 이니셔티브 국장은 "이번 월드컵은 노동자와 팬, 선수, 지역 사회를 보호하는 핵심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사상 최초로 '인권 기틀' 위에 세워진 대회가 됐어야 했다"며 "하지만 미국 정부의 잔인한 이민 단속과 차별적 정책, 언론 자유에 대한 위협으로 인해 이번 대회는 배제와 공포의 장이 될 위기에 처했다"고 강조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2025년 1월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주민, 시위대, 인권 운동가, 성소수자 등을 겨냥한 강압적인 정책을 펼쳐왔으며 현재 수십 개국 출신의 축구 팬들이 비자 발급 제한 조치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경기장이나 팬 존(Fan Zone)에 모이는 이주민 커뮤니티가 단속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들이 실제로 이민세관단속국(ICE)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월20일부터 3월10일 사이에만 월드컵 개최 예정인 미국 11개 도시 인근에서 최소 16만 7000명이 체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언론 자유 역시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다. 2025년 6월 애틀랜타에서 시위를 취재하던 에미상 수상 기자 마리오 게바라가 체포 후 추방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올해 3월에도 이민 단속 현장을 보도하던 에스테파니 로드리게스 기자가 영장 없이 체포되기도 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미국 공권력이 시위대와 기자들을 향해 무분별하게 최루가스와 고무탄을 발사하는 정황을 지속적으로 기록해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은 FIFA가 이러한 위험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부분의 개최 도시 위원회는 인권 행동 계획을 제출하지 않았거나, 이주민과 성소수자가 직면한 위험을 무시한 계획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FIFA가 미국 행정부를 압박해 경기 기간 중 이민 단속을 유예하는 이른바 '이민단속국(ICE) 휴전(ICE Truce)'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워든 국장은 "FIFA가 선수와 팬들을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이번 월드컵은 트럼프 행정부의 '스포츠워싱(스포츠를 이용한 이미지 세탁)' 수단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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