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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방구석 멍청이'였지... 지금은 SNS로 생중계

사진 출처: 9gag.com

가수이자 <맨 인 블랙>의 주연배우인 윌 스미스가 사춘기의 아들과 함께 미국 방송 토크쇼에 나와 재치 있게 말을 했다. 진행자가 "지금 잘나가지만 윌 스미스의 청소년 시절은 어땠나요"라고 물었다. 윌 스미스는 "저도 14살 때 참 멍청이 같았어요"라고 털어놓았다. 그러곤 이렇게 덧붙였다. "그런데 제가 14살 땐 트위터도 페이스북도 없었죠. 그래서 멍청이였지만 방구석에서만 그럴 수 있었죠."

누구나 청소년기의 미숙함과 부끄러운 실수를 거치면서 성장한다. 대부분의 사회가 청소년기 한때의 일탈에 대해 관대한 이유다. 하지만 디지털 세상을 살고 있는 요즘 청소년은 부모의 10대 시절과 사뭇 다르다. 과거 집 안에서 또는 교실 안에서만 잠시 노출되던 '멍청이 짓'이 인터넷과 사회관계망 서비스 때문에 전세계로 생중계될 수 있는 세상이다. 국립묘지나 장례식, 사고 현장 등에서 셀카를 찍었다가 망신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 중엔 10대도 적지 않다.

"지금 문제없다"고 안심할 일만도 아니다. 검색엔진의 성능은 갈수록 개선되고 있으며 디지털 기술 속성상 일단 공개된 내용은 완벽한 삭제가 어렵다.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은 2010년 <월스트리트 저널> 인터뷰에서 "앞으로 청소년들은 성인이 되는 순간 자신의 '디지털 과거'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모두 이름을 바꿔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세상의 모든 정보를 구조화해서 검색을 통해 제공하는 기업다운 해법이다.

그러나 해법이 반드시 우리가 신원을 바꾸거나 이름을 바꾸는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의 서비스 방식을 수정하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대표적인 게 유럽연합 사법재판소가 2014년 5월 인정한 '잊힐 권리'다. 공적으로 노출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정보에 대해서 관련자가 검색 결과 노출 삭제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다. 서로 내용을 확인한 뒤에 내용이 삭제되도록 만든 스냅챗은 잊힐 권리를 반영한 서비스다. 처음 설계된 기술이 완벽한 것도, 불변의 것도 아니다.

위험에 직면했을 때 반응은 다양하다. 위험이 내포된 기술이니 아예 쓰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또는 조심해서 위험을 피해 제한된 목적으로만 쓰는 방법도 있다. 자동차나 인터넷, 통신 같은 도구 없이는 생존이 어려운 세상이다. 현명한 방법은 도구가 기본적으로 설계에 종속적이란 것을 알고, 기술과 개발자에게 좀 더 인간다운 방식을 요구하는 것이다. 기술은 생래적인 게 아니고, 설계한 대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술에 무조건 우리를 맞출 게 아니라, 기술이 좀 더 사람을 배려하고 자연적인 삶의 방식에 맞출 것을 요구해야 한다.

* 이 글은 <한겨레>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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