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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은 보너스에 불과..." 골프 입문 2주 만에 대회에서 우승 거둔 12살 자폐 스펙트럼 장애 소년이 보여준 선물 같은 변화

소년에게 골프를 처음 제안한 사람은 훼투 교사였다.

베일리 테에파타라우와 보조교사 골프 코치 훼투 위레무. ⓒ스터프 홈페이지
베일리 테에파타라우와 보조교사 골프 코치 훼투 위레무. ⓒ스터프 홈페이지

자폐를 가진 12살 소년이 골프를 시작한 지 2주 만에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14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소년에게 벌어진 선물 같은 변화는 이게 끝이 아니다.

13일(현지시간) 뉴질랜드 매체 스터프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작은 마을 타네투아에 사는 베일리 테에파타라우는 지난 5~7일 뉴질랜드 타우랑가에서 열린 제스프리 에임스 대회에 출전해 9홀 골프 개인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소년이 골프채를 잡은 지 2주 만에 거둔 성과라 더 큰 놀라움을 안겼는데. 

제스프리 에임스 대회는 지난 2004년부터 매년 열리는 오세아니아 최대 규모의 청소년 스포츠 경기 중 하나로, 11~13살 학생만 참여할 수 있다. 25개 종목에 뉴질랜드와 초청 국가의 370여 개 학교에서 1만1500여 명의 학생이 참가한다.

베일리 테에파타라우. ⓒ제스프리 에임스 대회 페이스북
베일리 테에파타라우. ⓒ제스프리 에임스 대회 페이스북

베일리는 우승한 뒤 기자들을 만나 "대회에서 우승하는 게 꿈이었다"며 "골프가 너무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는 아무와도 이야기 하지 않던 베일리에게서 상상하기 어려웠던 모습.

대회 관계자인 제이미 트라우튼은 스터프에 "베일리가 농구화를 신은 채 골프 클럽의 페어웨이를 밟자마자 변화가 시작됐다"며 "베일리는 티박스에서 그린까지 자신 있게 걸어갔다. 그는 뛰어난 드라이버 실력으로 3라운드에서 총 87점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베일리의 아버지도 "자폐가 있는 아들이 이렇게 잘 해낸 것도 놀랐으나 더 놀라운 사실은 몇 년 전만 해도 운동을 좋아하지 않던 아들이 지금은 운동에 푹 빠졌고 자신감에도 놀라운 변화가 생겼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베일리 테에파타라우. ⓒ제스프리 에임스 대회 페이스북
베일리 테에파타라우. ⓒ제스프리 에임스 대회 페이스북

베일리에게 처음 골프를 제안한 사람은 소년을 수년간 지도한 훼투 위레무 교사였다. 그는 평소 막대기를 휘두르는 습관을 가진 베일리의 행동을 눈여겨보고 골프를 제안했다. 그는 지인들을 수소문해 가까스로 골프 연습장을 빌려 연습을 시작, 이때는 대회가 2주도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훼투 교사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베일리는 누구와도 말하지 않았다"며 "(때문에) 메달은 보너스에 불과하다. 진정한 승리는 베일리가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자신 있게 말하는 모습을 본 거다"라고 기쁨을 표했다.

베일리의 다음 목표는 발달장애인이 참가하는 국제 스포츠 대회인 스페셜 올림픽 출전이다. 

황남경 에디터 / namkyung.hw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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