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한 아역 배우 출신 배우의 따뜻한 인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바로 배우 키 호이콴의 사연이다.
올해 최고로 주목받은 영화 중 하나는 양자경 주연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였다. 그리고 양자경의 남편 웨이먼드 역으로 출연하는 키 호이콴은 12살 때 1984년 개봉한 해리슨 포드 주연 '인디애나 존스와 미궁의 사원'에서 '쇼트 라운드' 역을 맡은 바 있다.
'인디아나 존스와 마궁의 사원'에서 해리슨 포드와 아역 시절 키 호이 콴 ⓒ루카스필름
키 호이콴의 재능을 누구보다 가장 먼저 알아본 이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었다. 당시 할리우드에서 아시아인 배우를 보기란 매우 힘든 일이었지만, 스티븐 스필버그는 과감하게 키 호이콴을 캐스팅했고 대성공이었다.
이후 키 호이콴은 1985년 작 '구니스'에 리차드 다타 왕 역으로도 출연하며 성공한 아역 스타가 됐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구니스'의 프로듀서로 키 호이콴을 캐스팅하는 데 결정적인 역을 했다.
키 호이콴은 "'인디애나 존스' 촬영 당시 나는 유일한 어린이라서 모든 관심을 받았다. 반면 '구니스'에서는 7명의 아이들 중 하나여서 관심을 받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하지만 원래 형제가 9명이라 익숙한 일이었다. 당시 일하러 가는 게 너무 즐거웠다. 일이 아니라 놀이터에 가는 기분이었다"라고 회상했다.
아역 시절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키 호이콴은 성인이 된 후에는 할리우드에서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을 직감했고 배우 일을 거의 하지 않았다. 많은 할리우드의 아역 배우들이 이런 경우 중독 등 문제를 겪었지만 키 호이콴은 단 한 번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배우 일을 쉬는 동안에도 키 호이콴은 스턴트 코디네이터로 새로운 경력을 쌓아갔다. 왕가위 감독의 '2046' 촬영 당시 조감독을 맡기도 하며 무대 뒤에서 탄탄한 경력을 쌓았다. 하지만 그는 "항상 알 수 없는 공허함을 느끼곤 했다"고 표현했다. 그런데 뉴욕에 사는 부유한 아시아인을 다룬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을 보면서 그는 다시 배우를 꿈꾸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