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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을 위해서 쓴다? 10대 청소년들은 비속어를 쓰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친구들과의 대화, SNS, 예능 및 드라마에서 생각보다 쉽게 비속어를 들을 수 있다. 10대 청소년들은 비속어 사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출처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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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활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는 비속어.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SNS 등 온라인 공간에서, 예능 및 드라마 등 대중 매체에서 생각보다 쉽게 비속어를 들을 수 있다.

청소년들의 언어 습관은 꾸준한 문제로 언급되곤 했는데,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비속어 사용인 것 같다. 2010년에는 비속어(욕설), 유행어, 은어의 과도한 사용이 문제임을 강조하며 전면적으로 청소년 언어사용 실태 조사에 나서기도 했었다.

요즘 청소년들은 비속어를 얼마나 자주 사용하고 있을까? 비속어 사용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이에 교육콘텐츠 전문회사 스쿨잼에서 청소년 10명 대상으로 요즘 아이들의 비속어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기 위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교육콘텐츠 전문회사 스쿨잼에서 청소년들의 비속어 사용 빈도에 대해 물어본 결과, 종종 사용한다고 답변한 청소년이 가장 많았다. 자주 사용하거나 아예 사용하지 않는 청소년은 적었고, 거의 사용하지 않거나, 종종 사용하는 등의 답변이 많은 중앙 중심의 분포를 보였다. 이는 청소년의 비속어 사용을 조사한 다른 결과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는데, 2021년 스마트학생복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38.3%), 보통이다(35.1%)의 답변이 가장 많았고, 2019년 '한국 청소년 비속어 사용의 특성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사용하다, 보통이다의 답변이 많았다. 처음 비속어를 사용한 시기에 대해서 조사한 결과, 초등학생 고학년 때 처음 비속어를 사용했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 출처 gettyimagesbank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 출처 gettyimagesbank

비속어를 사용하는 상황에 대해 물어봤을 때, 화가 나거나 짜증 나는 경우에 사용하는 경우가 제일 많았다.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용도로 비속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감정 표현을 제외하고서는 친구들과 있을 때 장난으로, 습관처럼 사용한다는 답변이 많았다.

 

평소 비속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청소년들의 생각은?

모든 청소년이 비속어를 사용하는 모습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었다. 비속어를 습관처럼 자주 사용하는 것은 타인을 불쾌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청자 입장은 물론 제 3자의 입장에서 보기에도 비속어 사용이 불쾌할 수 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긍정적인 감정 표현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상황과 사람에 따라 이해가 가능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저는 비속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매우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어요. 왜냐하면 비속어를 사용하였을 때의 장점이 거의 없는 것 같기 때문이에요. 자신의 감정을 더 강하게 표현할 수는 있지만 그것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이 많고, 오히려 비속어로 과하게 감정 표현을 하면 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거나 다툼을 일으킬 수도 있어요. [귤*이 / 중학생]

▶저는 부정적이에요. 꽃이나 식물들에게 좋은 말과 나쁜 말을 해줄 때를 비교해서 키우는 걸 본 적이 있는데 나쁜 말을 들은 식물은 거의 죽어 갔어요. 그걸 보면서 나쁜 말이 얼마나 안 좋은지 알았어요. 저는 좋은 말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나쁜 말은 쓰지도 않을 것이고 듣기도 싫어요. [열**핑 / 초등학생 고학년]

▶비속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상황과 이유에 따라서 다르게 보여요. 만약 정말 화를 낼 상황이고 자신이 정말 감정 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면 비속어를 사용해도 단지 '저 사람이 화낼만 했으니까 감정 조절을 못 해서 비속어를 사용했구나' 할 것 같아요. 하지만 그냥 재미로 시도 때도 없이 친구, 부모님, 선생님 가리지 않고 비속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보는 사람으로서도 화나고 기분이 좋지 않을 것 같아요. 아무 생각도 없이 입에 비속어가 붙어있는 사람들이 비속어를 쓰는 부분에 대해서는 많이 부정적인 편이에요. 가끔 놀다가 긍정적인 의미로 비속어를 쓰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 쓰는 비속어에 대해서는 딱히 나쁜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너무 기쁘거나 즐거워서 비속어를 쓰는 경우는 드물지만 있을 수는 있으니까요. [S* / 중학생]

 

소통을 위한 도구로 비속어를 사용하는 건 괜찮을까?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 출처 gettyimagesbank

비속어 사용하는 것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기 때문에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게 되었다면, 친구들과의 소통을 위한 도구로 비속어를 쓰는 것은 괜찮을지에 대해 물어보았다. 친구들끼리 합의된 상황이어도 사용하면 안 된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 비속어는 기본적으로 타인을 모욕하고 기분을 상하게 하기 위해 사용되며, 그 의미가 좋지 않다는 것이 큰 이유였다. 소통의 도구로 사용하게 되면 결국 습관화가 되어버릴 수 있어 위험하다는 이유도 있었다. 또한 어떤 친구들은 괜찮다고 느낄 수 있지만 또 다른 친구들은 괜찮다고 느끼지 않을 수 있는데 그런 경우 친구 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 그냥 친구들끼리 재미를 위해 다들 동의 하고 소통을 위한 도구 정도로만 사용한다면 사용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딱히 사람들의 기분을 나쁘게 하려는 이유가 아닌 서로 동의 하고 기쁨을 나누는 정도로 사용하는 것은 괜찮을 것 같아요. [S* / 중학생]

▶ 욕의 뜻에는 성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으니까 아예 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친구들끼리 사용하다 보면 입에 배이고 악의적인 의도가 아니었대도 습관이 되면 고치기 어려우니 오해의 요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탱*볼 / 중학생]

 

대중매체에서 비속어 사용에 대한 청소년들의 생각은?

요즘 TV나 동영상 플랫폼의 각종 프로그램에서는 비속어를 생각보다 쉽게 접할 수 있다. 비속어를 사용하는 것이 어떤 프로그램에서는 웃음 유발 코드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12세 관람가 콘텐츠에서는 언어가 더 많이 규제되지만, 15세 관람가에서는 상대적으로 더 자유로운 모습을 보인다. 종편과 동영상 플랫폼이 자유로움을 내세워 욕설 등의 거친 언어를 많이 사용하게 되었고, 그 날것의 모습이 사랑받고 인기를 얻게 되었다. 그 영향이 공중파 방송으로까지 이어져 예전에 비해 훨씬 규제가 완화되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대중가요에서도 비속어 및 욕설, 차별적 언어 등이 많이 사용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최근 큰 인기를 얻은 I-DLE의 TOMBOY라는 곡은 후렴구에 파격적으로 비속어(영어)를 사용하고, 방송용 음원에서는 삐- 처리함으로써 누가 봐도 비속어를 사용한 부분이라는 걸 알게 했는데, 이 경우에는 그룹 컨셉에 맞춰 강한 언어를 사용한 음원을 발표한 거라 볼 수 있다. 하지만 큰 인기를 얻고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따라 부르는 대중가요인 만큼 그 영향력이 아예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이런 대중매체 등에서 비속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청소년에게 물어본 결과, 분명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비속어 사용은 최소화하고, 삐- 처리 등 추가 처리를 하는 것이 맞다고 봤다. 실제로 유튜브 프로그램에서 비속어를 많이 접한다는 의견도 있었고,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 가사에 비속어가 있어 비속어와 그 뜻을 알게 되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청소년의 시청을 분명히 제한하는 청소년 관람 불가 콘텐츠의 경우에는 비속어 등을 사용하는 것을 괜찮다고 이야기했다.

 

스쿨잼 김주현  naverschoo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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