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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사 최초로 더불어민주당의 전면 보이콧: 윤석열 대통령의 시정 연설은 이전과 많이 다른 특징이 있다(ft.현장 사진)

텅 빈 의원석을 유유히 지나치는 윤 대통령.

시정연설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 ⓒ뉴스1
시정연설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시정연설에 나선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입장조차 하지 않는 보이콧에 나섰다.

 

윤 대통령, 시정연설 마쳐

 ‘2023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시정연설 중인 윤석열 대통령. ⓒ뉴스1
‘2023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시정연설 중인 윤석열 대통령.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2023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시정연설을 마쳤다. 윤 대통령은 나랏빚이 GDP(국내총생산)의 절반 수준인 1,000조원을 이미 넘어선 것을 지적하며 “내년도 총지출 규모는 639조 원으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예산을 축소 편성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공공부문부터 솔선하여 허리띠를 바짝 졸라맸고 이렇게 절감한 재원은 서민과 사회적 약자 보호, 민간주도의 역동적 경제 지원, 국민 안전과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의 책임 강화에 투입하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내년 예산안 처리 관련 “정부는 재정 건전화를 추진하면서도 서민과 사회적 약자들을 더욱 두텁게 지원하는 ‘약자 복지’를 추구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텅 빈 민주당 의원석, ‘반쪽짜리’ 시정 연설

텅 빈 민주당 의원석을 보며 시정연설을 한 윤석열 대통령. ⓒ뉴스1
텅 빈 민주당 의원석을 보며 시정연설을 한 윤석열 대통령. ⓒ뉴스1

이날 시정연설에 더불어민주당은 전면 불참해 의장 내 민주당 의원석은 텅 빈 상태였다. 야당 의원들이 국무총리 대독 형식의 시정연설에 불참한 적은 있지만,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시정연설에 입장조차 하지 않은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비속어 논란’과 더불어 검찰과 감사원의 전방위적 수사와 감사로 인해 시정연설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시위에 나선 민주당 의원들. ⓒ뉴스1
시위에 나선 민주당 의원들. ⓒ뉴스1

민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 입장하지 않고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국회무시 사과하라!’, ‘’이XX’ 사과하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민생 탄압 야당 탄압 윤석열 정권 규탄한다”, “국회 모욕 막말 욕설 대통령은 사과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침묵 시위를 발견한 윤석열 대통령. ⓒ뉴스1
침묵 시위를 발견한 윤석열 대통령. ⓒ뉴스1

윤 대통령이 국회에 도착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침묵시위를 벌이려 했지만, “사과하세요”라는 고성이 잇따라 터져 나오기도 했다.

시정연설을 마치고 텅 빈 의원석을 지나치는 윤석열 대통령. ⓒ뉴스1
시정연설을 마치고 텅 빈 의원석을 지나치는 윤석열 대통령. ⓒ뉴스1

윤 대통령은 텅 빈 본회의장 좌석을 지나 연설단 위에 섰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힘찬 박수로 그를 맞이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시정연설이 끝나고 텅 빈 의원석 사이를 유유히 지나쳤다.

 

절정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시위에 나선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의원들. ⓒ뉴스1
시위에 나선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의원들. ⓒ뉴스1

시정연설 전 진행되는 국회의장과 5부 요인 등의 사전 환담에도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참석하지 않았다.

박 원내대표는 오늘 의총 모두 발언에서 "오늘 우리는 당시 국민의힘처럼 본회의장에 들어가서 대통령 연설을 직접 방해하는 행위보다 더 엄중하면서도 절제된 방식으로 항의의 뜻을 충분히 표출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불참하는 것에 대해 “헌정질서에 대한 안하무인”이라고 지적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역시 “오늘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민주당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국민께 뜻을 밝히는 자리”라며 “민주당 의원들의 시정연설 보이콧은 스스로 국민의 대표임을 보이콧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남유진 기자 : yujin.na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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