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님, 저번에 저보고 뭘 걸라고 하지 않았냐? 이번엔 저하고 뭘 걸면 어떻겠냐? (중략) 제가 저 자리에 있거나, 제가 비슷한 자리에 있거나, 저 근방 1km 안에 있었으면, 저는 뭐 걸겠다. 의원님도 뭐 거시죠?!"
윤석열 대통령과의 술판 의혹 제기에 분노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내기를 제안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 장관이 지난 7월 서울 청담동의 한 고급 주점에서 음주가무를 즐겼다는 의혹을 제기되자, 한 장관은 장관 직을 걸겠다며 해당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이 술자리를 가졌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운을 뗐다. 김 의원은 "7월 19일 밤 술자리를 간 기억이 있느냐"고 한 장관에게 물었다. 이에 한 장관은 "책임있는 말씀을 해줘라"라며 "어서 들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매번 그렇게 허황된 말씀을 하시는데, 어떤 근거로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질문을 다 해보라"고 말했다.
김의겸 "김앤장 변호사와 윤 대통령, 한동훈 술자리"
김 의원은 "청담동에 있는 고급스러운 바였고, 그 자리에는 그랜드 피아노가 있었고, 첼로가 연주됐다. 기억나느냐"고 다시 질문했다. 질문을 다 듣고 대답하겠다고 말한 한 장관. 김 의원은 "제보 내용에 따르면, 김앤장 변호사 30명가량이 있었다.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도 청담동의 바에 합류했다"고 주장을 이어 나갔다.
김 의원은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권한대행과 기자의 통화 녹음파일을 증거로 제시했다. 김 의원은 이를 근거로 지난 7월 19일 밤 한 장관이 청담동 모처 술자리에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권한대행은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힘 동서화합미래위원회 총괄본부장을 맡아 윤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지원했던 인물.
또한, 김 의원은 김 의원은 술자리에 있었던 다른 인물의 녹취 파일을 근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해당 녹취록에서는 술자리에 김앤장 변호사들이 참석하는 자리였는데, 한 장관과 윤 대통령이 합류했고, 첼리스트가 클래식을 연주해 한 장관이 좋아했고, 윤 대통령은 '동백아가씨'을 연주해주면 노래를 부르겠다는 내용이 있었다.
한동훈 "술자리 간 적 없다. 법무부 장관 모욕"
한 장관은 제보된 내용을 신뢰할 수 없다며 "스토킹하는 사람들과 야합해서 이런식으로 국무위원을 모욕하는 것에 대해서 자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저 술 못 마시는 거 아시냐"며 "저 술자리를 별로 안 좋아한다. 꼭 가야되는 자리도 안 가고 회식자리도 안 간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검사 생활하면서 강한사람들과 척을 지면서 왔기 때문에, 어떤 종류에도 척을 지지 않기 위해서 꼬투리 잡히지 않기 위해서 일부러 회식 자리도 안 간다"고 반박했다.
한 장관은 "이렇게 공개적으로 대한민국의 법무부 장관을 모욕할 정도로 자신있는 말이냐"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한 장관은 "법무부 장관직을 포함해서 앞으로 어떤 공직이라든지 다 걸겠다"며 "의원님은 뭐 거시겠느냐"며 따져 물었다.
한 장관은 "찌라시 수준도 안 되는 것을 가지고 국무위원을 모욕하는 국정감사가 말이 되는 소리냐"고 지적했고, 김 의원은 "물어볼 권리가 있다"고 응수했다.
한편, 이날 밤 '더탐사'에서는 윤 대통령과 한 장관, 김앤장 변호사들이 7월 청담동 술집에서 회동해 음주가무를 즐겼다는 내용의 방송이 예정돼 있다. 지난달 한 장관 측으로부터 한 장관을 스토킹한 혐의로 고소당한 더탐사 측은 스토킹이 아니라 취재 목적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양아라 기자
ara.yang@huffpost.kr